홍준표 "다음 대선 생각 조금 있어"…김태호 "역할 고민"

(동양일보) 금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속된 자유한국당에서 대권잠룡들의 대선출마 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당 주자들은 대선출마를 서두를 경우 탄핵인용과 조기대선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으로 비칠 것을 경게하면서 공개적으로 출마 채비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10일 탄핵결정을 내리면서 '족쇄'가 풀리게 됐다.

특히 한국당이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하고 이르면 이번 주 초에 대선경선 후보 등록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물밑에서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던 잠룡들이 이번 주 잇따라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자천타천으로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사람 가운데 가장 눈길이 쏠리는 인물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함께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다.

현재로서는 홍 지사는 불출마보다 출마 쪽에 무게가 실린다. 홍 지사는 지난 8일 국회에서 한국당 초선 의원들을 만났을 때 "다음 대선(올해 대선)에 대한 생각도 조금 있다"고 밝혔고, 지난 9일에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때가 되면 당비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당원권 정지 해제를 우회적으로 요청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 지사 측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당원권 정지가 풀려야 본인이 행동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탄핵이 결정됐고 그간 우리도 여러 가지로 생각해왔으니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경남지사 출신인 김태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출마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공식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최근 홍 지사와 불편한 관계에 놓인 친박계로부터 적잖은 출마 권유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마음이 무겁고 역할론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수 없지만 동시에 과연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여전히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장도 조만간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매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며 보수지지층 결집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출마와 관련해 "지금 워낙 상황이 혼란스러워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 측은 통화에서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에 굉장히 충격을 받아 본인의 행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김 비대위원장의 대선 경선참여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밖에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이번 주 중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인 4선 조경태 의원도 조만간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만일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질 경우 기존에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 의원, 안상수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청와대 직속 청년위원장까지 모두 10명을 넘길 수도 있다.

한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만약 당에서 10명가량 출마한다면 컷오프를 통해 5명 정도로 추려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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