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31% 기준 초과…충남은 195곳 달해
31곳은 개선조치 없이 운영…건강피해 우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충청지역 어린이 놀이시설과 어린이집, 유치원 등 어린이가 주로 쓰는 시설 341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그러나 31곳은 별다른 개선조치 없이 그대로 운영되고 있어 또 다른 건강피해가 우려된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자치단체와 교육청을 통해 어린이 활동 공간 중 1만8217곳을 대상으로 시설을 점검한 결과 13.3%인 2431곳에서 환경보건법상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집계됐다.

2431곳 중 99%에 해당하는 2414곳에서는 도료나 마감재에서 중금속 검출 기준을 초과한 사례다. 중금속 검출 기준은 납 질량분율 0.06% 이하, 납·수은·카드뮴·6가 크롬 질량분율 합 0.1% 이하다.

충청권에선 지난해 대전지역 점검시설 234곳 가운데 33곳(14.1%)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세종은 74곳 중 17곳(23.0%), 충북은 대상 시설 302곳 중 96곳(31.8%), 충남은 642곳 중 195곳(30.4%)에서 기준을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됐다.

납은 아동에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ADHD), 뇌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농도 카드뮴은 위를 자극하고 구토와 설사 등을 유발한다. 과도한 수은은 태아나 어린이의 신경발달에 장애를 일으킨다. 중금속 초과 검출 사례 외에도 실내공기 질 기준 초과, 금지된 목재용 방부재 사용, 토양 내 기생충란 검출, 합성고무 바닥재 기준 초과 등의 사례도 발견됐다.

세종시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당 21만4000㎎의 납이 검출돼 기준치(600㎎)의 357배를 초과했으며 청주의 어린이집 두 곳은 각각 21만㎎/㎏(350배)과 20만800㎎/㎏(335배)이 검출됐다. 세종시의 또 다른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납과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 함유량이 기준치(1000㎎/㎏)의 400배가 넘는 46만4000㎎/㎏이 검출됐다.

사정이 이렇지만 적발된 어린이시설 절반 이상이 개선조치를 완료하지 않은 채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실은 지난해 환경안전관리기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전국 2213곳 중 개선이 완료된 곳은 38.2%에 불과하고 나머지 1367곳(61.8%)는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나마 충청권의 개선조치 비율은 높은 편이다. 세종은 개선명령을 받은 16곳 중 13곳(76.5%)이 개선을 마쳤고 충북은 79곳 중 66곳(68.8%), 충남은 182곳 중 120곳(61.5%)이 개선을 완료했다. 반면 대전은 개선명령을 받은 33곳 중 4곳(12.1%)만이 개선을 마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특히 충북 17곳, 충남 13곳, 세종 1곳은 개선명령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 138곳에선 환경안전기준을 초과한 시설에서 아이들이 활동토록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환경안전관리기준을위반한 시설의 관리자나 소유자는 3개월 안에 시설 개선명령 조치와 개선명령을 이행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고발 조치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

환경부는 이번 점검 후속 조치로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위반한 시설명단을 환경부 홈페이지(me.go.kr)나 케미스토리(chemistory.go.kr)를 통해 공개했다. 환경부는 올해도 2만여개의 시설에 대한 점검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도근>

 

●2016 충청권 어린이활동공간 실태조사 결과(송옥순 의원실)

구분

전국

대전

세종

충북

충남

점검

8335

234

74

302

642

부적합

2213

33

17

96

195

부적합율

26.6%

14.1%

23.0%

31.8%

30.4%

개선명령

2067

33

16

79

182

개선완료

846

4

13

66

120

개선비율

38.2%

12.1%

76.5%

68.8%

61.5%

조치중

1221

29

3

13

62

개선명령 안함

146

-

1

17

13

개선조치 미이행률

61.8%

87.9%

23.5%

31.3%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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