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자금 2천억원 지원

임종룡 금융위원장(오른쪽 두 번째)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휴일인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은행 회장 등 금융공공기관장과 은행연합회장 등 협회 관계자 등 전 금융권이 참여한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시장 동향 및 대응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여행제한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 관련 중소기업에 정책자금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당 최대 3억원의 특례 대출·보증을 해주는 방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열어 “현시점에서 민생안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정책금융 지원을 최대한 확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대상은 관광·여행·숙박·운송 등 중국의 한국 여행제한으로 경영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중소기업이다.

수출 제조업체는 원칙적으로 지원 대상이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면세점·화장품 관련 중소기업을 선별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들의 기존 대출은 최대 1년간 만기 연장, 원금 상환유예를 해준다.

또 기업당 최대 3억원씩 신규 대출·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대출금리를 최대 1%포인트 감면해줄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들도 피해 기업에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유예를 해줄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이번 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회사채인수 지원프로그램을 규모는 5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1000억원 확대한다.

회사채인수 지원프로그램은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는 중견·중소기업으로부터 산업은행이 회사채를 인수하는 것으로, 오는 13일부터 가동된다.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의 끈도 조인다.

임 위원장은 “최근 증가 속도가 빠른 제2금융권 가계대출의 경우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고위험대출에 대해 추가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종합적 유동성 대응 방안을 3월 중 마련해 시장 불안을 신속히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지금과 같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금융권이 단기적 시각 아래 이기주의적 행동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밀어내기식으로 가계대출을 늘린다든지, 일시적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여신을 무조건 회수하지 말라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은행연합회에 “중국 여행제한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구조조정 협력업체 등에 대한 은행권의 무분별한 여신 회수가 없는지 살펴봐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진웅섭 금감원장도 “금융권은 취약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보신주의 행태를 경계해야 한다”며 “특히 최근 한중 갈등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업체의 여신을 무분별하게 축소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선 정국과 맞물려 테마주 관련 허위 사실 유포 등 불공정 거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점검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탄핵을 앞두고 시장에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라며 시장 심리 안정에 나섰다.

그는 “우리 금융시장은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어떤 불안감도 가질 이유가 없고, 금융당국은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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