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덕 <괴산군의원>

군민에 대한 무한봉사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작한 군의원 생활이다. 마음만으로는 무엇이든지 다 해낼 자신이 있었지만 의원생활을 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들도 있었다.

보람과 아쉬움이 많았던 2015년. 그중에서도 ISOFAR(세계 유기농업학회), 충북도, 괴산군이 공동으로 개최한 유기농분야 세계 최초의 국제행사인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내마음속에 언제까지나 잊혀 지지 않을 뿌듯함으로 기억될 것이다.

2015년 1월 유기농산업엑스포 조직위원회가 발족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된 엑스포는 반드시 우리 군이 성공시켜야할 중차대한 사업이었기에 군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엑스포 준비과정에서 군의회가 딱히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군의회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큰 행사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공장소를 방문해 홍보하기로 하고 동료 의원들과 엑스포 대박을 위한 홍보원정길에 나섰다.

2015 문경전통찻사발 축제장을 시작으로 홍보 리플렛과 괴산관광 안내책자, 기념품 등 행사와 관련된 각종 홍보물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홍보물 전달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했지만 열에 다섯은 외면했고 나누어 준 홍보물도 여기저기 흩날렸다. 그 장면을 보니 가슴속 한 구석에 씁쓸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홍보를 그만 둘 수야 없지 않은가.

자매결연지, 서울 동서울터미널, 원주새벽시장, 각종 축제장을 다니며 엑스포가 대박이 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민 한분 한분에게 엑스포에 대한 설명과 방문해 줄 것을 정중히 부탁했다.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근)였다.

메르스가 우후죽순처럼 확산되며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이어 매스컴을 탔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분비는 장소를 회피하면서 유동인구 절대감소와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몇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온 엑스포가 개막도 전에 자진 철회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탈감과 상실감이 앞을 가로 막았다.

하지만 다행이도 메르스가 대규모로 확산될 것이라는 추측을 깨고 진정세에 들어서면서 다시금 희망을 가졌다. 메르스 발생기간 동안 하지 못한 엑스포 홍보에 박차를 가해 총 10회에 걸쳐 2만여장의 홍보물을 배포했다. 그리고 2015뇬 9월 18일.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 엑스포가 성대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24일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개막 15일 만에 목표 관람객 66만명을 돌파했으며 일일 관람객이 10만명을 넘기도 했다.

엑스포는 충북에서 개최된 역대 엑스포 중 일일 관람객 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그 외 국내외 바이어 방문 및 상담, 계약 실적이 당초 예상했던 것을 초월하는 등 대성황을 이뤄 흥행과 경제적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엑스포 내내 북적거리는 인파를 보며 엑스포 성공신화를 달성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시간들이 떠올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하며 올라왔고 감격과 뿌듯함이 가슴을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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