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용회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

긴 겨울을 지나 꽃피는 봄의 대한민국 금수강산은 언제나 그렇듯이 아름답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3월 14일이 무슨 날이냐고 물으면 아마 대부분이 긴 망설임 없이 ‘화이트 데이’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3월 24일이 무슨 날이냐고 묻는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3월 24일은 ‘서해수호의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3월 넷째 금요일을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북한의 도발을 상기하면서 국민안보의식을 결집하기 위해 서해수호를 위한 희생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북돋우며, 국토 수호 결의를 다질 목적으로 2016년에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여기서, 우리는 북한이 서해에서 어떤 도발을 계속 감행해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제1연평해전(1999)’이 있고 영화 ‘연평해전’의 소재였던 ‘제2연평해전(2002)’이 있다. 또 ‘대청해전(2009)’이 있었고 그 후 ‘천안함 폭침(2010)’과 ‘연평도 포격 도발(2010)’ 등이 있다. 이처럼 북한은 서해를 호시탐탐 노리면서 무력 도발을 감행해 왔다.

제2연평해전은 한·일 월드컵 3, 4위전이 있었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경 일어났던 해전이다. 당시 해전에 참여했던 ‘참수리357정’의 정장이었던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까지 6명의 승조원이 전사했다.

천안함 폭침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경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제2함대사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공격으로 침몰해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된 국가안보를 흔들었던 북한의 무력 도발이다.

그러면 ‘서해수호의 날’은 왜 3월 넷째 금요일일까?

‘서해수호의 날’ 명칭은 북한의 서해도발 관련 사건을 포괄하는 의미이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정하게 된 이유는 우리 군의 희생이 가장 많았던 천안함 폭침일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국 수상을 지낸 윈스턴 처칠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가 지난해에 ‘서해수호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정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북한의 도발을 상기함은 물론 나라를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친 진정한 영웅들에 대해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국 수호의 의지를 다지는 것은 너무나 소중하고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국내외적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금번 ‘서해수호의 날’을 맞는 느낌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따라서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호국영웅들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부상 장병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또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이 안보의식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적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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