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영씨, '이야기복음' 가, 나, 다 발간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꼭 맞게 쓰인 복음서가 발간됐다. 주일의 복음 말씀을 마치 알쏭달쏭한 퀴즈를 풀 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미사가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린이 주보 ‘해바라기’에 대한 20년 전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강사(바이올린)인 이종영(49·사진)씨가 최근 가, 나, 다 세 권으로 엮어진 ‘이야기복음’을 발간했다.

천주교 청주교구가 발간하는 어린이주보 ‘해바라기’ 1면에 1995년부터 3년 간 연재됐던 ‘이야기복음’을 묶은 것. 여기에 저자가 방학 등으로 연재하지 못했던 복음 말씀을 새로 쓰고 그려 3분의 1 상당을 추가했다.

각 권은 교회 달력(전례력)이 새로 시작되는 날인 ‘대림 1주일’로 시작해 전례력이 끝나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마쳐진다. 1987년 청주 봉명동성당 초등부 교리교사를 시작으로 청주지역에서 오랜 시간 동안 교리교사 활동을 했던 이씨는 매주의 복음 말씀을 다양한 삽화와 손글씨로 표현해 어린이들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중간 중간 삽입된 재치 있는 그림들은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복음 말씀을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도록 한다. 어려운 단어나 문맥의 경우 각색하기도 했으며, 복음 내용이 길 때는 단락을 나눠 핵심 단락만을 수록하거나 문장을 줄이기도 했다. 이야기복음 내용 중 핵심구절은 따로 왼쪽 면에 배치한 세심함도 엿볼 수 있다.

손병익 청주 사창동본당 신부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수준에 맞췄고 그림도 다양하게 표현해 한 번만 읽으면 복음 내용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타 교구에서도 어린이 주보에 게재하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와 타 교구와도 공유를 했었다”고 회상했다.

연재 당시 이 책은 특히 어린이미사의 강론을 했던 신부들과 교리 교육을 하는 교리교사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어려운 복음 말씀을 핵심만 추려 아이들에게 전하느라 애를 먹었던 보좌신부나 교리교사들은 해바라기 1면을 펴놓고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공부했다.

양윤성 청주교구 청소년사목국장 신부는 “글로만 읽던 복음을 아이들과 그림을 해석해가며 함께 읽었기에 어린이들이 복음에 더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었고 주일 복음이 더 쉽게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며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 그 이야기볶음이 함께 묶어 책으로 발간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해바라기 주보에 묶여져 있는 이야기복음을 20여 년 만에 다시 볼 수 있었다”며 “일천한 솜씨로 써놓은 성경구절들이 눈앞에 펼쳐질 때 반가운 마음보다는 왠지 부끄러운 마음이 앞섰지만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뒷목출판사. 117쪽. 각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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