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반문연대’에 주목

자유한국당 정우택(오른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헌안 관련 논의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15일 단일 개헌안을 마련하고 이번 대선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데 합의하면서 개헌을 고리로 한 반문(反文)연대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을 뺀 3당이 단일대오를 형성, 개헌 대 반개헌의 프레임을 짜는 데 성공할 경우 야권으로 기울어진 대선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3당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발의에 필요한 의석수를 끌어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헌안 발의에는 재적의원 과반(150석) 찬성이 필요한데 자유한국당(93석)과 바른정당(33석), 국민의당(39석) 의석수를 모두 더하면 165석에 달해 3당만 단일대오를 형성해도 발의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국민의당 내에서 대선 전 개헌에 회의적인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실제로 발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이들 3당은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단일 헌법개정안 초안에 사실상 합의하고 이번 주 안으로 최종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감사원 독립기구화와 기본권에 생명권과 정보기본권 등을 신설하는 방안에도 각 당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3당이 개헌안 발의에 성공할 경우 20일 이상의 공고를 거쳐 국회에서 의결해야한다. 개헌안을 가결하려면 재적의원의 3분의 2이상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3당에서 단 한 명의 이탈자도 나오지 않고 무소속 의원 2명도 개헌에 찬성하더라도 33명이 부족해 민주당 내 개헌파의 협력이 없는 한 개헌안 가결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여곡절 끝에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국민투표라는 최종 관문이 남아있다.

현행 헌법의 헌법개정 절차에 따르면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 개헌 국민투표를 해 국회의원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개헌이 확정된다.

다만, 연합뉴스·KBS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11∼12일 전국 유권자 2046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2.2%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대선 전 개헌’에 찬성하는 의견은 32.7%에 그친 반면, ‘대선 후 개헌’에 찬성하는 의견은 45.8%에 달했다.

‘개헌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10.3%에 달해 개헌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대선 전 개헌’으로 가는 길은 험로가 예상되나 민주당 내 반문 세력과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함께 단일 개헌안을 발의한 것만으로도 폭발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개헌을 고리로 중도·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가 단일화의 명분을 내세울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후보로 결정될 경우 낙선한 후보 진영 일부 혹은 전체가 ‘반문연대’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도 기대할 수 있다.

민주당을 탈당해 독자세력 구축에 나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제3지대’ 역시 개헌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경우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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