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호

새벽 다섯 시쯤

숙명처럼 어머니는 부엌으로 가셨다

 

눈빛이 곱지 않던 할머니 곁에서

무정한 남편과

철없는 자식들 뒷바라지는

차라리 곤궁한 시대의 위안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낙엽이 지는

새벽에 일어나 보니

빈 길 가로등 불빛

양말은 깁다 앉은 채 조는 어머니 같다

 

나도 벌써 칠순이구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