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협회·석유유통협회 공정위 제소·시위집회등 예고
공사 “시장개입 없다…정량·정품·적정가 제공원칙 고수”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속보=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가격 시장개입에 반발해 관련업계가 공사를 항의 방문했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해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1월 26일자 3면

한국주유소협회와 석유유통협회는 지난 17일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항의 방문해 고속도로 휴게소의 주유소 시장가격 개입을 중단해 줄 것을 공사에 촉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함께 자리했던 주유소협회 충북지회는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 수탁자 재계약시 저가판매를 강요하면서 사실상 출혈경쟁을 부채질하고 있어 시장개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함께 오는 5~6월 대규모 시위·집회를 가질 것임을 밝혔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운영자들은 공사가 수탁자 운영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석유 판매가격과 매입가격 인하 항목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게 책정해 주유업계의 기름값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유소 운영자들은 공사의 요구대로 석유 판매가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운영평가 점수에서 불이익을 받고 결국 수탁자 재계약 과정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불공정한 수탁계약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불공정 계약이 주유업계가 최소한의 영업이익마저 포기하고 최저가 판매에 나서면서 경영난을 촉발하고 일부 고속도로 노선 만남의 광장 인근 주유소의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덩달아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연쇄 도산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기준 한국도로공사 주유소부장은 “전국 1만3000여개 주유소 중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는 170여개에 불과해 시장개입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소비자들에게 값싸게 질 좋은 기름을 제공하겠다는 공사의 정량, 정품 제공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장은 “질 좋은 기름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소비자는 만족하고 있다”며 “주유협회와 석유유통협회는 오히려 전국 1만3000여개에 달하는 과포화 상태의 주유소가 자율시장경쟁에 따라 7000여개 안팎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키로 한 폐업시설 처리 보조금을 받기 위한 준비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박 부장은 “관련업계의 어려움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수탁자 재계약시 적정가격 매입·판매에 대한 조항을 뺄 계획도, 검토대상도 아니다”며 “공정위에 제소하면 불공정거래에 대한 부분은 관련법령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완고해 앞으로 적잖은 갈등이 예상돼 정부 차원의 중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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