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천안 한들FC 회원들이 아침 운동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형님, 안녕하세요?” 
“그래 동생, 한 주 동안 별고 없었는가.” 

공 하나로 행복감을 느끼는 축구동호인들이 이른 아침 눈을 비비며 건네는 인사말이다. 천안 한들조기축구회(회장 박준홍·한들FC)는 매주 일요일 아침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환서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축구를 한다. 

회원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 7시에 모여 한 주간의 안부인사로 운동을 시작한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어우러져 공을 찬다. 조기축구회치고는 꽤 젊은 팀에 속하지만, 공차는 모습은 다른 조기회와는 좀 다르다.

 거칠게 공을 모는 사람도, 악착같이 공을 뺏는 사람도 없다. 악을 쓰거나 욕설을 하는 사람도 보기 드물다. 승부욕이 없어서가 아니다. 회원들은 승리보다는 안전한 게임을 즐긴다. 물론 운동장이 비좁은 탓도 있다. 

박준홍(52) 회장은 “실력에 관계없이 공차는 것이 좋아서 모인 동네사람들이다. 대부분 직장인들인데 혹여 다치기라도 하면 큰 낭패”라며 “각

자의 건강을 위해 축구를 즐긴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두 번 다른 조기축구회에 친선게임도 벌이지만, 대부분 회원들끼리 편을 나눠 운동을 한다. 

박 회장은 “실력이 늘고 기회가 되면,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조기축구대회에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회원들에게는 올해 간절한 소망이 하나 있다. 축구장다운 전용 운동장을 구해 주변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공을 차보는 것이다.

 운동장이 비좁고 바닥에 모래알이 많다보니 다치기 일쑤다. 때론 인근 주민들로부터 “시끄럽다”는 민원이 접수돼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공을 찰 때도 많다. 

한들FC는 백석현대아이파크 2차 입주민을 중심으로 지난 2015년 7월 창단됐다. 회원들은 늘리기 위해 지난해 2월에 한들FC로 명칭을 변경했다. 그 덕에 회원 숫자가 60여명으로 늘어났다. 회원들은 회사원부터 자영업자, 공무원, 교수, 자동차 정비공, 학생 등 다양하다. 

일요일 정기 운동 외에도 번개 족구·풋살 등으로 우의를 다지고 있다. 서로의 애경사는 꼬박꼬박 챙기고, 야유회 등 가족단합대회까지 열어 ‘하나’됨을 과시하기도 한다. 한들FC 회원들에게는 축구는 일상의 한 부분이고, 삶의 활력소다. 
  

박준홍 회장

<회원 명단> △회장 박준홍 △부회장 김대응 △감독 문기수 △코치 김정현 △사무국장 임도헌 △총무 이건민 △부총무 안현재 △감사 유병술 △고문 맹봉재 노종관 이재구 전광석 박종근 최재기 △강민식 △권병덕 △김기용 △김동섭 △김병수 △김정현 △김정호 △김종석 △맹지열 △박상욱 △박선종 △박성희 △박종환 △변성필 △양덕기 △윤동현 △이덕용 △이용우 △이정훈 △이종현 △이호연 △임도은 △전수호 △조성만 △최승용 △최재규 △하성목 △홍동욱 △권순영 △이동기 △강태헌 △김정현 △이재호 △김영권 △김상우 △신호철 △김진성 △안성인 △최희동 △방승민 △권오태 △김춘섭 △현종현 △전기규 △한승남 △손경완 △차규옥

(천안=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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