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3일 문재위서 심의…보물 지정 여부 결정
증도가자 진품이면 직지보다 앞선 금속활자 돼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속보=2010년 9월 공개된 이후 세계 최고(最古) 논란을 일으켰던 ‘증도가자’의 진위가 다음달이면 종지부를 찍게 됐다. ▶2015년 11월 17일자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는 오는 4월 13일 열리는 회의에서 서울다보성고미술관이 신청한 금속활자 101점의 보물 지정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며 이들은 가결, 보류, 부결 중 한 가지 결론을 내리게 된다. 가결되면 증도가자는 보물로 지정 예고되고 부결되면 안건 심의가 종료된다.

만약 증도가자가 진품이라면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 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금속활자 관련 유물로 인정받게 된다.

증도가자는 보물로 지정된 불교서적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증도가)를 인쇄할 때 사용한 활자로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연대를 추정할 수 없다는 점, 활자들의 유입경로가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에 대중에 공개된 이후 진위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1년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활자에 묻어있는 먹의 탄소연대를 분석해 770~1280년 시기의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했고 2014년의 탄소연대측정에서도 1033~1155년의 먹이라는 결과를 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먹의 제작시기가 12세기라고 해서 활자까지 당시에 제작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증도가자와 보물 증도가 사이의 서체 유사도가 낮다고 밝혔으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증도가자가 시대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청동 재질의 오래된 활자로 추정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조사 결과를 두고도 엎치락뒤치락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진위에 관한 견해차가 큰 상황이어서 다음달 열리는 회의에서도 문화재위원회가 어느 한쪽으로 뜻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도가자 논란은 김종춘 다보성고미술관 대표와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증도가자 실물을 공개한 후 2011년 국가문화재지정 신청을 내며 촉발됐다. 그러나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금속활자본이 현재 전해지지 않고 1239년 이를 목판에 새겨 찍어낸 복각본만 존재해 증도가자의 진위여부를 가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2015년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증도가자 추정 금속활자 7점에 대한 위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진위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학계 관계자는 “지정 예고를 한다 해도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이의 신청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문화재위원회가 무리해서 결론을 도출할 이유가 없다”며 “게다가 현 문화재위원들의 임기가 다음 달에 끝나기 때문에 안건을 보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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