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택(전 제천교육장)

▲ 최성택(전 제천교육장)

최근 몇 달 동안 TV를 켜면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뉴스로 온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중국과 관계가 있는 일에 종사하는 당사자와 가족은 물론 경제와 안보 문제로 온 국민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 역사에서 가장 떠 올리기 싫은 것이 일본 강점기 36년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중국은 정묘, 병자호란만이 아니라 역사 이래 항상 우리를 괴롭혔으며 심지어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돕겠다고 온 명군도 이 여송 장군 이하 모든 군사들이 별 도움도 못 주고 위세만 떨치다가 돌아갔다.
물론 영토, 인구, 경제, 군사력 등 여러 면에서 중국은 큰 나라다. 그렇다고 명분 없는 공세에 전전긍긍하기만 할 것인가? 
보복의 실상과 대책은 없는지 생각해 보자.
먼저 가장 피해가 큰 관광 부문을 보면 우리가 그렇게 의기소침 할 일이 아니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807만명으로 외국 관광객 중 가장 많지만 중국을 찾은 한국 관광객도 444만4400명으로 2위인 일본(249만7700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까운 규모로 상호 혜택을 주는 관계이며 요즈음은 중국인 대신 동남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 관광객이 중국인 관광객 자리를 거의 대신해 해주고 있다.
둘째로 경제 통상 면에서 보면 2016년 한국은 중국의 수입액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1587억 달러(10.4%)로 이중 78%는 중국이 수출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 소재 등 중간재다.
반도체 D램은 한국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87.3% (미국10.6%, 대만2.1%)에 이르며 PC 및 서버용 D램 등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이 70% 넘어 이 분야의 수입이 막히면 중국 역시 수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됨으로 이런 소재? 부품의 대 중국 금수(禁輸) 조치는 좋은 대응 방법이 될 것이다. 또 2015년 중국의 한국 투자 규모는 19억 달러 인데 한국의 중국 투자 금액은 43억 달러로 2배가 넘는 액수이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4만 여개에 이르고 이들 기업이 상당한 규모로 현지 중국인을 고용하고 있다. (LG 전자 유한공사가 3만2000명, 포스코 제철공사도 2만명 정도) 이런 상호의 의존적 관계 때문에 중국은 공격적일 수만 없고 오히려 한국은 중국에 꼭 필요한 파트너이다. 그러나 평소 아무리 맹방이라도 한 두 나라에 편중 되지 않게 외교 통상의 다변화와 합리적이고 실속 있는 통상외교가 필요하다.
셋째 경제 외적인 문제다.
차제에 정치학자 보스턴대학교 이반 아레긴-토프트 교수의 논문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는 1950∼1998년 중 강대국과 약소국이 벌인 전쟁을 분석했는데 인구 군사력이 10배 이상 차이나는 45개 비대칭 전쟁이 대상 이었는데 놀랍게도 약소국이 이긴 경우가 무려 55%나 되었다. 베트남이 미국을 꺾었고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패퇴 했으며 이스라엘은 아랍 강호들과의 세 차례 전쟁을 다 이겼다.
그 원인은 지면 나라가 없어진다는 약소국의 절박함과 전쟁이 지연 되면서 배부른 강대국들의 반전여론이 형성 되는 등 정신적 요소 때문이며 약소국에 유리한 게릴라전과 기습, 야습과 유격전 등 정규전을 피하고 비정규전으로 대응 했을 때 이긴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도 살수대첩과 안시성 싸움에서 대승한 수나 당과의 전쟁이 있지 않은가?
이 외에도 우리가 사드 사태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이유로 무역보복을 금지한 WTO 규정을 위반한 것에 대해 국제적으로 여론을 조성해 힘의 대결 대신 도덕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일본의 한 국제정치 전문가는 “중국과 갈등이 많았던 일본의 경험으로 보면 한국 정부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원칙” 이라고 귀 뜸 해줬다.
일본은 중국이 보복할 때면 경제적 피해가 있었지만 국민들의 인내심과 안보에 관한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원칙으로 임했고 결과적으로 승자는 늘 일본이었다고 한다.
대한민국도 그들에 대응할 기술력이 있고 외침이 있을 때마다 그들을 물리친 을지문덕, 연개소문, 이순신 같은 장군과 애국심에 불타는 백성이 있었기에 이 강산을 지켰으며 지금도 흑백 논리가 아닌 지혜로운 외교적 프레임으로 대처하고 온 국민이 지혜와 힘을 모으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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