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가동률 4년만에 상승

글로벌 해양시추설비 가동률이 4년 만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추선 발주가 증가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수주 절벽’으로 한숨 짓던 조선업계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든 셈이다.

시추선 발주 시장이 살아나면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선주사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통보를 당해 끌어안고 있었던 시추선들을 매각하는 것도 수월해지고, 기존에 짓고 있던 시추선들의 적기 인도도 가능해진다.

26일 해양분야 전문지 업스트림(Upstream)에 따르면, 조선·해운 분야 시황분석 기관 클락슨 리서치가 집계한 월간 시추설비 가동률 통계에서 2월말 기준 해양시추설비 가동률이 전월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말 기준 해양시추설비 가동률은 1월 63%보다 1%포인트 오른 64%를 기록했다.

비록 소폭이긴 하지만 해양시추설비 가동률이 상승한 것은 2013년 5월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2월 말 현재 가동중인 해양시추설비는 총 454기로 1월말 449기에 비해 5기 늘었다. 2016년말에는 451기가 가동되고 있었다.

또한 유전개발을 위한 해양시추설비인 ‘잭업리그(Jack-up Rig)’는 지난 2월 용선료가 크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지역에 투입되는 고사양 잭업리그의 용선료는 전월에 비해 23% 상승한 10만7500 달러(하루 기준)를 기록했다. 다만 클락슨은 최근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섣부른 전망을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16년 초에도 가동률 하락세가 잠시 멈췄다가 다시 하락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는 시추설비 가동률 증가를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 온 해양 시추설비 시장에 회복 조짐이 보이는 ‘반가운 징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추 설비 가동이 증가한다는 것은 곧 해양유전 탐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대개 시추선 가동률 증가→ 용선료 상승→ 시추선 발주 증가 수순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시추 설비 가동 증가는 시추선 발주 증가 뿐 아니라 다른 해양 생산설비의 발주 증가도 유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시추선을 발주하기에 앞서 그동안 인도 연기를 요청했던 드릴십들부터 적기에 찾아가려 할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노르웨이 선박왕’이라 불리는 존 프레드릭슨 회장이 현대중공업에서 시추설비를 사들인 것도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선주사로부터 일방적인 계약취소 통보를 받았던 반잠수식 시추선 1기를 노르웨이 해운사인 씨탱커에 3억7000만 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씨탱커는 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 선주사인 프레드올센 에너지로부터 일방적인 계약취소 통보를 받은 또다른 시추설비 1기를 2019년까지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함께 매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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