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제안금액 830억의 65% 540억에 수주
신공법에 공기마저 단축…"예견된 부실시공"
태영건설, 지역업체들에 16억원씩 추가로 요구

충북도는 부실시공으로 균열이 생긴 청주 엘지(LG)로의 미호천교 보수공사를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한달여 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공사비 덤핑가 수주가 부실공사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사진·최지현>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속보=오는 30일부터 한 달여 간 일부 구간에 대한 하자보수 공사에 들어가는 청주 엘지(LG)로의 부실시공 원인은 최저가의 공사수주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2016년 9월 12일자 3면

LG로는 청주의 중추산업단지로 새롭게 조성되는 청주테크노폴리스(청주TP) 진입로이자 청주산업단지와 청주TP, 오창과학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총연장 4.87㎞, 왕복 4차선 도로로 2012년 6월 착공, 4년여 만인 지난해 9월 개통했다.

하지만 한국건설안전협회의 진단 결과 총 길이 1.145㎞의 LG로 중 노면 균열이 발견된 미호천교 167m는 당초 개통시기보다 8개월여나 앞당겨 지난해 1월 조기 개통하면서 부실시공 및 졸속개통 논란을 빚었다.

사전 교통량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한 신호체계 정비 소홀과 LG로를 ‘수경성개질유황콘크리트’란 신공법으로 시공하는 과정에서 관리소홀, 하중충격, 이미 발생한 균열에 빗물이 침투하면서 노면에 3385㎡ 면적의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교량 안전율은 1.847로 기준치 1을 크게 넘어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자가 발생한 구간은 2012년 1월 조달청의 부분대안입찰 당시 1군 업체인 태영건설이 교량 공법과 디자인을 제안한 곳이다.

LG로는 태영건설과 청주지역 업체인 대화건설, 양지종합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에 참여했다.

이들 시공업체는 부분대안입찰에서 충북도가 제시한 금액(830억원)의 65% 수준인 540억여원(설계비포함)을 공사비로 써내 낙찰됐다. 그런데 이 같은 낙찰가는 사실상 최저가 입찰과 다름없다는 것이 유관기관의 설명이다.

일례로 설계비를 제외한 실제 공사비는 420억여원이었고 1군 업체인 태영건설이 전체 공사비의 60% 수준인 252억원을 가져가고, 지역 업체인 양 사가 20%씩 84억원씩을 가져가 각사가 맡은 구간별 공사비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충북도가 제시한 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부족한 공사비로 신공법에 공기마저 단축해야 했기 때문에 부실시공이 발생할 개연성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이 같은 와중에 대화건설은 태영건설이 당초 예상보다 공사비가 증액됐다며 16억원을 추가로 요구해 제공해야 했다. 이는 양지종건도 마찬가지로 재무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양지는 태영건설의 요구에 따라 일부를 분납했지만 공사대금을 독촉하는 내용증명을 최근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당초 2개월간의 하자 보수비로 8억여원을 예상했었지만 충북도와 청주시 등이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공기단축을 요구하면서 이들 시공업체는 ‘개질아스콘 포장법’이란 신공법으로 부분 통제를 해 가면서 1개월 안에 더 많은 비용을 들여 보수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는 LG로 미호천교 노면 균열 구간의 콘크리트를 약 5㎝씩 걷어내고 첨가제가 가미된 개질아스콘을 포장하는 신공법으로 공사비를 당초보다 3억원 더 들인 11억여원이 들어간다.

대화건설은 1군 업체인 태영건설이 전적으로 하자보수 비용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가 공사비를 요구할 경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지종건도 같은 입장이다. 추가 공사비 16억원도 분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자보수비용까지 요구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은 LG로 하자보수 건에 대해 최대한 시민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단 시일 내에 공사를 마무리짓겠다면서도 공사비용 부담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역 업체인 양지종건과 대화건설 관계자는 “태영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당초 충북도 제안금액의 85%까지 써 내기로 하고 최저가(65%)로 공사를 수주한 것이 이런 사태를 불러왔다”며 “대기업인 태영건설이 협력 업체에 대한 배려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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