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원(충북학 연구소장)

▲ 김규원(충북학 연구소장)

도시의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외형적인 것들 즉 자연환경과 인공적인 조형물들 즉 건물과 시설, 놀라운 볼거리 등등일 것이다. 런던하면 빅밴과 템즈강 그리고 최근에 만들어진 오이모양의 거킨빌딩과 런던아이일 것이고 파리하면 에펠탑과 루브르 박물관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외형적인 접근 말고도  로마에는 소매치기가 많다더라, 어디에는 노숙자들이 많고 또 어디에는 사람들이 무척 친절하더라고 하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느낌도 누적이 되어서 훌륭한 도시나 지역의 이미지가 될 수 있다. 최근에 진천 혁신도시에 서 들은 얘기다. 부산에서 출장 온 분이 KTX로 대전에 내려서는(오송역이 진천에 더 가까운 줄 몰랐다고 하니 슬프다)진천터미널까지 버스로 와서 다시 혁신도시까지 가자고 택시를 10여 분 정도 탔는데 요금이 1만8천원인가 나왔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싼듯하더란다. 택시가 그다지 빙빙 돈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요금이 많이 나왔는지 의아해해서 즉석 토론회가 열렸다. 혁신도시로 이주한 기관의 직원이 여기는 행정구역상 진천이지만 음성군과의 경계여서 할증요금이 많이 붙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말도 냈고 또 어떤 사람은 오송역에서 진천혁신도시까지는 왜 셔틀버스가 없는지, 진천혁신도시가 커지는 것을 충청북도나 청주시가 원하지 않는다는 등 근거 없는 사견까지도 쏟아냈다. 분명한 것은 아침저녁 혹는 매주말마다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처음 온 사람조차도 진천혁신도시에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고 있고 아울러 이미지도 그다지 형성이 안 된 상태라고들 느끼고 있었다. 혁신도시에 들어선 공공기관의 규모 보다 몇 배 더 많이 올라가고 있는 아파트들, 그리고 중단된 일부 아파트 건설, 사막처럼 날리는 먼지, 레미콘 트럭의 굉음, 말라 죽은 도로 주변의 잡목들을 사람들은 얘기하면서 17,8세기 서부개척 시대의 미국의 모습은 아니지만 아무튼 세종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디고 걱정되는 모습이라고도 말했다. 아무튼 나는 이 분들이 우리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사실 도시의 외적 모습은 많은 돈이 들어가고 아울러 지역민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그다지 많지 않은 영역이지만 그러한 부분이 아닌, 친절과 배려의 부분, 예컨대 뒷사람을 위해서 앞에 가는 사람이 출입문을 잡고 있어준다던가 엘리베이터에서 가볍게 목례를 하는 것 등은 돈 많이 안들이고 자존심 많이 안 죽이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고하고 우리는 인도양의 작은 섬 몰디브를 뉴욕처럼 고층건물이 가득한 메가시티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아닐까. 게다가 인터넷 강국이라는데 택시요금의 카드결제는 물론 영수증도 발급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택시 안에서 흡연과 미성년자에 대한 반말, 많은 승객들이 두려워하는 모자 착용(무서워 보이니까), 껌씹기, 택시안의 냄새 등등은 왜 이다지도 안 고쳐지는 것일까. 택시를 분홍색으로 칠해서 여성친화용이라고 치장을 해도 택시 안이 안보이게 진하게 이른바 선팅을 해버리면 과연 본래 목적인 여성친화가 될까? 여성공포택시가 아닐는지 게다가 일부 운전자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서 느리게 가기도 하고 빨리 가기도 하는 등의 모습을 연출하면 과연 지역의 이미지는 어떻게 될까. 길거리에 널린 쓰레기, 오토바이 배달원들의 밤낮을 안가린 굉음, 인도 주행, 위협 곡예 운전 등등은 도대체 그 해결책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계도와 단속인데 이 둘 다 휴가를 가서 왜 아직 안 오는지 알려면 알 수도 있는 일이지만(ㅎ ㅎ)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도시의 이미지는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적 각성 그리고 지자체의 노력으로 된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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