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가능성이 유력해 ‘예선이 곧 본선’이라는 민주당 경선레이스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본게임에 들어간 가운데 후보자간 ‘진흙탕’ 네거티브 공방이 도를 넘고 있다.
누가 대선 본선에 나가는 승자가 될지에 국민의 이목이 쏠려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패자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지원에 나설지도 의문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최근 실시된 전국 현장투표소 ‘투표결과 자료 유출 파문’과 관련, 당 선관위에 수사 의뢰를 요청하는 한편 추미애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안 지사측은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현장투표 결과표를 보면 충남 등 우리 후보가 1등이라고 예측 가능한 지역은 다 빠져 있다”고 유포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전두환 표창’ 공방 과정에서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연출했다.
안 지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비판,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인가”라며 “문 대표와 문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하고 정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고 했다.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 해명을 요구한데 대해 문 후보가 전날 토론회에서 “네거티브”라고 반발하자 안 후보가 맞받아친 것이다. 앞서 문 후보는 “네거티브는 상대를 더럽히기 전에 자기를 더럽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두 후보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결별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극적인 계기가 없는 한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의 선거, 특히 당내 경선의 역사는 결과에 불복하는 아픈 기억으로 점철돼 있다. 경선에 나선 후보들은 한결같이 승복을 약속하지만 패배한 후보가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고 승자를 본선에서 지원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미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패배 확정 후 10시간 만에 나라를 위해 하나가 되자며 깨끗한 승복을 선언했다.
각 정당이 경선의 본게임에 들어갔다. 각 당은 네거티브의 저질경쟁 대신 정책과 비전으로 우열을 가리는 경쟁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 대선에선 패자가 승자에게 축하를 건네고 승자는 그런 패자의 손을 잡고 같은 길을 가는 감동적인 장면을 기대해본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