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완벽한 아내’시청률 5% 미만에도 시청자 호평

시청률은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고소영의 아줌마 변신만큼은 완벽해 보인다.

KBS 2TV 월화극 ‘완벽한 아내’는 전국 평균 시청률 5%대 미만으로 동시간대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한 번 본 시청자들은 대부분 호평이다.

고소영이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아줌마 캐릭터와 더불어 윤상현, 조여정, 성준의 안정된 연기력, 코믹과 미스터리의 절묘한 조화가 흡입력을 높인다는 평가다.

동시간대 1위인 SBS TV ‘피고인’이 퇴장하고 비슷한 장르의 ‘귓속말’이 바통 터치를 앞둔 가운데 이젠 ‘웃음’을 찾고 싶은 시청자들을 얼마나 유입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 10년 만에 돌아온 고소영…자연스러운 아줌마 연기 호평

10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고소영이 아줌마로 변신한다고 할 때만 해도 사실 큰 기대를 얻진 못했다. 장동건과 결혼한 후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진짜 아줌마가 된 고소영이지만, 특유의 새침한 도시 여성 이미지가 여전히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드라마가 전파를 타자 그는 남편 복, 돈 복 없는 아줌마 심재복으로 완벽하게 돌변했다. 공백기보다 살짝 살이 오른듯한 얼굴도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능력과 관계없이 직장에서 잘린 후 직장맘의 고충, 남편 구정희(윤상현 분)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고소영의 외모를 잠시 잊었다.

이건준 책임프로듀서는 26일 “고소영씨가 처음엔 10년 만의 연기 재개라 좀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금방 적응해 이제는 상대 배우들과 애드리브도 맞추고, 시원하고 당당한 아줌마 재복에 심취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대역 없이 차에 매달리는 장면을 찍는데 무술감독한테 차를 더 빨리 몰아달라고 하더라.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그래야 실감 난다고 했다”며 “촬영장에서는 ‘왕언니’다. 스태프들 간식도 많이 챙긴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내용 자체도 흡입력이 있다.

‘또 불륜이야?’라는 지적이 일자마자 ‘완벽한 아내’는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하며 이야기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제작진이 처음에 ‘미코줌마(미스터리+코믹+아줌마) 드라마’라고 할 때 정체성 없는 드라마가 되는 게 아닌가 우려도 됐던 게 사실이다.

미스터리의 큰 축은 아름답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집주인 이은희 역의 조여정이 담당하고 있다.

정희의 불륜 상대인 정나미(임세미)가 죽을 뻔했던 배후로 보이고, 재복의 첫사랑인 차경우를 남편으로 둔 미스터리한 은희를 조여정은 군더더기 없이 표현해내고 있다.

윤상현은 이번에도 영리하게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었다. 불륜을 저질렀지만, 너무 찌질해서인지 미워할 수만은 없게 만드는 정희 역에 안성맞춤이다.

성준 역시 고소영과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철없는 변호사 강봉구 역에 녹아들어 코믹의 한 축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 ‘피고인’ 떠난 후 ‘웃음’ 찾는 시청자 잡아라

배우 좋고 줄거리 재밌는 ‘완벽한 아내’의 가장 큰 장애물은 동시간대 다른 채널의 드라마들이다.

그나마 호재는 월화극 1위를 달려온 ‘피고인’이 지난 21일 종영한 점이다. 후속작 역시 비슷한 분위기의 ‘귓속말’로, ‘완벽한 아내’로서는 다음주가 매우 중요해졌다.

‘피고인’을 통해 영화같은 긴장감을 맛봤던 시청자 중 ‘이젠 좀 대중적인 주제로 편안하게 웃고 싶다’는 사람들을 최대한 끌어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연기력이 입증된 이보영을 내세워 첫 회에 최대한 몰입도를 높였을’귓속말’과 어느 정도 시청률을 양분해야 중반부부터 반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시청률 10%대를 유지 중인 MBC TV ‘역적’의 경우 정통사극으로, 보는 층이 다소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크게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아내’와 시청층이 많이 겹치지도 않는다.

<연합뉴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