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예산지구대 3팀 순경

지역경찰 업무를 맡은지 1년차에 접어들면서 임용시험 준비 당시 기대했던 경찰의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다양한 신고 출동을 나가 막상 주민들이 경찰의 이미지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안타깝고 자존심이 무너져 내린 경우가 빈번하다. 원인이 무엇이고, 깊게 박힌 경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뿌리 뽑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고민해 본다.

경찰 임용시험을 준비 중일 때 휴대폰을 잃어버려 분실신고를 하기 위해 지구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지구대 대원이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써주면서 나의 입장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 휴대폰을 3시간 만에 찾은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 깨달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친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최근 떠오르는 ‘우분트’라는 아프리카 반투족 말이 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뜻으로 서로 함께하며 살아가는 배려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말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강조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서 연구 중이던 한 인류학자가 어느 날 한 부족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야기한다. 나무까지 가장 먼저 뛰어간 아이에게 나무 옆 바구니에 담아 놓은 싱싱하고 달콤한 딸기를 모두 다 주겠다고 말이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아이들은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손을 잡은 채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과일 바구니에 다다르자 모두 함께 둘러앉아 사이좋게 키득거리며 나눠 먹었다. 인류학자는 아이들에게 “누구든지 1등으로 간 사람에게 과일을 다주려고 했는데 왜 손을 잡고 같이 달렸느냐”고 묻자 아이들의 입에서 동시에 “Ubuntu”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한 아이가 “나머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가 있는 거죠”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모두가 함께할 때 더 큰 행복을 누린다는 뜻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의 치안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민주적이고 친절한 경찰에 대한 사회적 욕구와 경찰활동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대민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조직도 공중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지속해 나가지 않으면 일반대중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경찰관 개개인이 위와 같은 ‘우분트’의 정신을 가지고 상대방에 대한 작은 관심과 사소한 배려가 선행되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보다는 ‘나라도’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진심으로 매사를 생활한다면 그 진심이 국민들에게 전달돼 깊이 박힌 경찰의 부정적인 이미지의 뿌리는 긍정적인 주민과 함께하는 ‘우분트’ 정신으로 키워져 달콤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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