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측, 본선 4자구도 형성 강조…안철수, 양자대결 부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선판이 각각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로 기울면서 정치권에서 두 주자간 양자 대결구도를 점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론은 안 전 대표가 지난 25∼26일 호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물론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보다 확실히 우세한 데다, 범보수 진영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후보들이 있는 상황에서 '문-안 양자대결' 구도가 실현될 것으로 속단하기는 힘들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문-안 양자대결론'은 호남 2연승을 계기로 기세가 오른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쪽에서 공공연하게 띄우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8일 부산 구포시장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와의 일대일 대결에 대한 질문에 "(일대일 대결에 대해) 1월 4일 인터뷰부터 말씀드렸다. 지금 말씀드린 대로 되고 있다"면서 "이제 제가 여러 가지 미래를 예측했는데 이제 하나만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인위적인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한 '공학적 연대론'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그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일부 호남 중진의원들 간에 연대론 논의가 불거지는 것과 관련, "이제 자신감을 얻을 것"이라며 "국민의당 의원들도 자신감을 갖고 똘똘 뭉쳐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확산하고 있다"며 독자적으로 대선을 돌파해 일대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 구도로 분위기를 몰아가려는 것을 반문 정서 결집을 위한 반문진영의 '프레임'으로 간주하고 있다.
대세론을 굳혀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양자대결론을 제시하는 것은 판을 흔들려는 전략이라는 의구심이 깔렸다.
문 전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일대일 구도라고 하는 것은 한국당 등 탄핵에 책임 있는 보수세력이 안 전 대표를 민다는 이야기인데, 그것은 반개혁 연대"라며 "그것이 가능하겠느냐"면서 "호남의 일부 지역의 지지를 가진 정당 후보와 전국적 지지를 얻고 있는 민주당 후보를 놓고 일대일 구도로 보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문 전 대표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호남은 압도적으로 문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며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는 일종의 격려 의미로, 호남의 열망인 정권교체 과업에 경쟁하면서 협력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주자는 5년 전인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진검승부를 펼친 '인연'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본선국면에서 대결 가능성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격돌한 바 있다. 당시 여권의 유력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맞서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해 야권 후보단일화를 시도한 것이다.
당시 후보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 간 신경전이 극으로 치닫다가 안 전 대표가 대선후보를 양보하면서 문 전 대표가 사실상 야권의 단일 대선후보로 나섰다.
5년 뒤인 이번 대선에서는 예선전인 아닌 본선에서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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