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닭고기 수출회사인 BRF를 비롯한 브라질의 30여개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부패한 고기의 냄새를 없애려고 금지된 화학물질을 쓰고 유통기한을 위조한 부패 닭고기를 외국에 수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닭고기 10만7000t 중 브라질산 닭고기는 8만8810t으로 국내 전체 닭고기 수입물량의 83%에 달하며 문제가 된 업체 BRF의 수입물량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큰 피해를 본 직후여서 브라질산 닭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가 문제의 BRF 제품은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음에도 소비자들의 우려와 걱정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정부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감을 계속 키우는 이유는 지난해 AI에 대한 정부의 늑장대처와 부실한 관리·감독이 잔상이 남아 있어서일 것이다.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우려를 반영한 대형마트 3사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매대 자체에서 전량 뺐고 편의점 업계도 대부분 브라질산 닭고기가 사용된 제품의 발주를 중단했다. 토종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도 BRF사 닭고기를 원료육으로 사용했던 강정류 제품 3종의 판매를 중단했으며 또 다른 업체도 국내산과 브라질산 닭고기를 섞어 만든 햄버거 패티를 100% 국내산으로 교체하기로 하는 등 자칫 불똥이 튈까 두려워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식약처와 농식품부도 앞으로 국내에 수입되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해서는 브라질 정부발급 검역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하고 가축전염병 검역과 잔류물질, 미생물 검사 등 위생·안전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어야만 국내에 유통할 수 있도록 수입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AI 발생과 브라질 산 닭고기 파문 등은 분명 불가항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벌어진 일에 대한 정부부처의 능동적인 대응과 확실히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을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