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택(중원대 교수)

▲ 김 택(중원대 교수)

대통령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5월9일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새 대통령이 탄생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장미꽃이 활짝 피는 5월에 한 표를 행사하게 되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대통령후보자들의 선거캠프에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대학교수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어느 후보 측 캠프에는 1,000여명이 넘는 교수들이 기웃거리고 있다고 한다. 캠프에서 전화한번 받지 못한다면 무능한 교수라고 낙인찍힐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선 후보들마다 어림잡아 교수들 수백 명이 자리하나 얻으려 자칭 타칭 전문가라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행보를 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는 사라졌다. 물론 대다수 교수들은 묵묵히 연구에 몰두한다. 이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앞날도 밝게 비출 것이다. 해방 후 인재부족으로 우리나라는 대학교수나 박사학위자를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에 임명하였다. 당시에는 공부한 사람이 없기에 이것이 가능했다. 그러다 박정희정권에서 유신헌법에 가담하는 등 교수들은 어용교수 소리를 들었다. 정통성 없는 독재정권의 철학과 정책을 합리화하는 등 지식인들이 연구는 뒷전이고 샛길로 흘렀다. 불의를 보고 싸우기보다  권부에 곡학아세하는 그들의 말로는 초라했다. 군사정권에서도 교수들을 권력의 우산에 가두고 옥죄었다. 청와대는 당근과 채찍을 사용했다.  행동하는 양심은 없었다. 미국은 대학교수를 중앙부처의 과장급에 임명하여 경험을 쌓고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농공상의 직업문화관으로 인해 교수들을 우대하였다. 정치권력의 단맛을 빠는 그리고 권력의 호가호위를 즐기는 이들을 폴리페서라고 한다. 폴리페서는 politics(정치)라는 말과 professor(교수)의 합성어라고 볼 수 있다.원래 professor는 전문성을 의미하는 profession에서 유래한다. 역대정권마다 대학교수들이 많이 중용되었다. 이들의 관념과 추성적인 이론을 관에 접목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관료들은 이들을 반겼다. 왜냐하면 각종 규제권과 인 허가권을 모르는 교수들에게 관료들은 자기들의 권력을 지키기에 임시직인 교수들이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교수가 연구와 강의에 소홀히 한다면 그 피해는 학생들이다. 비씬 등록금가지고 상아탑에서 진리탐구에 여념 없는 그들에게 더 나은 양질의 지식을 전수해야 할 교수들이 권력이라는 마약에 도취된다면 누가 존경하겠는가? 그러나 그들의 비난에  폴리페서들은 항변한다.  전문지식을 국가정책에 반영한다면 효율적인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왜 백안시하냐고 말이다. 교육도 다 국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고 교수의 전문성도 국가를 위해 일하는데 무슨소리냐고 소리친다.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그렇지 못한 교수들도 상당하다. 전문성도 없는 교수들이 정치판에서 정치인과 관료들에게 휘둘리고 들러리 역할만 하다가 감옥도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향후 폴리페서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와 대학은 일정한 기준과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첫째, 정치권이나 정무직에 입문하는 경우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되기 위해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사직을 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어야 한다. 당선되든 당선이 안 되든 그들이 학교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있는 명분은 없다. 그들은 이미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학문은 분리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수업권침해도 상당하다. 수업권을 훼손하면 손해배상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정무직의 경우다. 공공기관의 장에 취임하는 경우 그 재임기간을 마치고 다시 복직하는 경우 곧바로 강의에 임하게 해서는 안 된다. 1년 더 휴직하도록 하도록 하여 정치냄새를 없애야 한다. 대학도 이들의 휴직기간동안 시간강사로 대체하고 새로운 교수를 선발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이들의 전공 분야는 반드시 충원하도록 하여 학생들의 양질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다.
셋째, 교수들의 임명직급도 문제다. 지금도 9급으로 시작하여 5급사무관이 되는데 25년에서 30년이 걸린다고 한다. 교수라고 하여 단번에 장차관에 임명하기보다 국과 장에 임명하여 그야말로 행정경험도 배양하고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가정책에 관료들과 정책형성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시험장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교수들이 명예의 거품을 제거하고 실력을 보일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진정으로 적폐청산을 하려면 폴리페서들부터 도려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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