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1일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무겁고 참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부 참모들은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하면서 청와대에서 밤샘 대기했으나 결국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할 말을 잃은 표정으로 탄식을 쏟아냈다.

  한 청와대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불구속수사 원칙이 지켜지길 바랐는데"라며 "너무너무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재판을 통해서 충분히 진실을 가릴 수 있는데 전직 대통령에게 수의를 꼭 입혀야 하느냐"면서 "대통령께서 수의를 입고 불려 다니는 모습을 어떻게 보겠느냐"고 밝혔다.

  청와대 사무실에서 밤새 대기하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장면을 TV로 지켜본 한 참모는 "그동안 여러 생각이 있었지만, 오늘은 그 얘기조차 못하겠다"며 힘들어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영장을 청구한 검찰, 이를 발부한 법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관련됐다는 증거가 없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가 충분치 않은데도 여론의 압박에 밀려 검찰·법원이 움직였다는 게 일부 참모들의 인식이다.

  한 관계자는 "검찰과 법원 모두 법리 그대로의 본질적인 면에 충실해 이번 사안을 다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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