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유승민, 선거보조금 50억 받고 합당하면 정치적 사망"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2일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우파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나아가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기선 제압의 의도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이날 유 후보를 "응석받이 어린이"에 비유했다. '가출(탈당)한 사유'가 없어졌으니 하루빨리 돌아와야 하는데도, 이런저런 조건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는 바른정당을 '작은 집'으로 표현하며 자신이 '큰 집'의 어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유 후보의 '완주'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대선은 결국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구도"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유 후보에 대해 "유 후보가 50억 원(선거보조금)을 받고 안 한다고 하고 합당하면 정치적 사망이다. 영원한 '제2의 이정희'가 된다"고 비판했다.
2012년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선거보조금을 받고 난 뒤 사퇴한 것을 빗댄 것이다.
이에 유 후보는 홍 후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조차 없다고 쏘아붙였다. 한국당 경선 때부터 제기한 '피고인 홍준표' 논리다.
그는 전날 "그쪽 대선후보로 뽑힌 분은 출마 자격조차 없는 분이 아니냐"며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이 남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유 후보는 또한 홍 후보가 제기한 중도사퇴론에 대해선 "그런 가능성은 생각조차 못 해봤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막말하기로는 제가 홍준표 후보를 어떻게 당하겠습니까"라며 불쾌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홍 후보와 유 후보의 장외 설전은 양당의 후보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본격화했다.
유 후보는 지난달 28일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달리는 (한국당) 후보들은 전부 대통령이 되면 법원 재판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홍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이튿날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게 TK(대구·경북) 정서"라며 TK에서 지지율이 낮은 유 후보에 반격했다.
이에 유 후보는 "완전히 조폭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거칠게 맞받았고, 홍 후보도 질세라 "자꾸 그러면 이정희 의원 역할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양측의 공방은 대선이 가까워지며 단일화를 위한 시간이 촉박해질수록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막말'에 가까운 거친 표현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홍 후보와 정제된 언어로 정곡을 찌르는 유 후보의 설전 수위가 어디까지 높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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