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재판 증인 출석 "국가기밀이라 생각해본 적 없어"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말씀자료 등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조언을 반영한 것은 국정운영을 잘하기 위한 일환이었다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 안종범 전 수석의 재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최씨를 알게 된 경위와 말씀자료 등을 넘겨준 이유 등에 대해 증언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중요 국정 문건을 최씨에게 건넨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998년 박 전 대통령을 "국회의원으로 처음 모시게 됐다"며 "그 때 정윤회 비서실장의 부인으로 최씨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연설문과 말씀자료 등에 대해 최 씨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었나'라는 검찰 신문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 단어 하나 뉘앙스에도 신경을 많이 써 직접 많이 고치셨고, 수석들에게도 완성도 있는 자료를 여러번 강조했다"며 "저에게도 바로 올리지 말고 '수정할 것이 있으면 수정하고 올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최씨 의견도 들어서 반영할거 있면 반영해라'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자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조언을 반영했고, 이는 모두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기 위한 일환의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씨에게 보낸 자료에는 국무회의 등 각종 말씀자료 외에도 감사원장, 국정원장 등 정부 고위직 인선안도 포함돼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어 "대통령이 건건이 지시하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 포괄적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 '최씨가 먼저 자료를 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었다'면서도 "국가기밀 사항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최씨 요구를 거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로부터 미르재단 이사장 및 사무총장 이력서를 받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최씨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이 외국회사 로열더치셀에 납품하고 대표가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도록 도와준 것은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 지원이 정부의 중요정책 과제였다"며 최씨 부탁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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