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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앞 ‘기선잡기’ 접근법
미·중 정상회담 앞 ‘기선잡기’ 접근법
  • 연합뉴스
  • 승인 2017.04.0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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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더미 현안에 미 ‘강공’ vs 중 ‘우회’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이달 6∼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의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장외 기선잡기가 한창이다.

미중 양국이 각종 채널을 통해 자기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스트롱맨’의 첫 대좌인데다 해결이 쉽지 않은 현안이 겹겹이 쌓인 탓에 서로 촉각을 곤두세우며 잽과 펀치를 날리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공으로 공격 일변도라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일정 수준의 '수세'를 인정하고 저강도로 대응하며 핵심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전투보다는 ‘우회’를 통해 실리를 추구하는 양상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심각한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을 피하면서도 미국으로부터 시장경제지위 인정과 첨단기술 수출 제한 해제 등을 노리고 있어 보인다.

서로 다른 접근법이 눈에 띈다.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면서 ‘세컨더리 보이콧(3자제재)’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북핵문제 및 중국역할론과 중국 기업 제재라는 정치와 경제 영역을 적절히 버무린 강공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 기질’이 잘 드러난 접근법을 보인다. 중국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통한 본격적인 중국 제재 카드도 준비했다.

이에 중국은 “북한 핵 개발의 근본적인 책임이 북한과 미국에 있다”고 강조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정에 근거해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주장했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 환율 조작국 지정 등의 조치를 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이 불가피하고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양국이 서로 손해만 본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3일 베이징 소식통은 “이미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 설정은 끝나고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로 기 싸움을 하는 형국”이라면서 “미국은 북핵 문제를 가지고 중국을 압박하면서 무역 분야 등에서 더 많은 부문의 양보를 끌어내려고 하고 중국은 최대한 책임을 돌리며 방어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미측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요 외신과 직접 만나는 가하면 측근들의 입을 통해 중국에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측은 시 주석이 직접 나서지는 않은 채 관영 매체와 학자들을 이용해 미국의 강공을 물타기하면서 중국 논리 설파에 전력 투구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으로선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핵 기선잡기에 시 주석이 어떻게 대응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이낸셜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발언한데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중국역할론을 거론하면서 나온 것이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우선 고려하지는 않지만 중국이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나서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대북 송유관과 북중무역 차단 등의 극단적 조치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대북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의 기업과 은행까지도 겨냥해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런 태도는 ‘이중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견상 북핵 문제 해결의지를 강하게 품고 있으나, 내면을 보면 중국 기업과 은행 공격에 초점을 맞춰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와 환율조작국 지정을 하고 싶지만, 뒷감당이 안 된다는 점에서 그보다는 낮은 강도로 대북 제재와 관련한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중국을 옥죄려는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미국의 유인책은 ‘무역’이라며 “지금처럼 불공정한 거래를 하면 우리는 무역을 지속할 수 없다고 중국에 말할 것”이라며 북핵과 미·중 무역 문제를 연계할 것임을 암시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2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정부는 사실상 모든 채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기세로 볼 때 중국 측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역·환율 등 경제분야에서는 쉽게 물러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근래 중국 고위 관료와 관영 매체들은 미중 우호관계의 중요성과 협력 필요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강공을 받아치기보다는 수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실제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31일 미·중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협력 공영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면서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해 미·중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해법으로는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강조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재와 압박’에 방점을 둔다면 시 주석은 ‘제재와 대화’로 접근하려는 의지를 비친 것이다.

무역불균형 문제와 관련해서도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우리 두 나라의 이익을 좌우하는 것은 시장”이라며 “단순히 공정한 분배를 추구할 게 아니라 상호 이익을 키우려면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해, 정상회담에서도 가능하면 갈등과 대립을 피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무역불균형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이 대미 투자 및 미국산 구매 확대로 미국을 달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내세워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보장은 물론 첨단기술 수출제한 해제 등을 요구하는 실리 추구전략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중단을 시 주석에게 요구할 지 주목된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대만과 관련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서도 밀고 당기기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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