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을 이관하면서 특정 기록물에 열람제한 기간을 지정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이 청구됐다.
녹색당과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헌법소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행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기 전까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으로 이관을 마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은 3월10일 탄핵 결정이 난 순간 임기가 끝났으므로, 지금은 그의 기록물을 이관할 법적 근거가 없는 '입법 공백' 상태"라면서 "국회가 입법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은 차기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전날인 5월9일까지만 기록물 이관을 마치면 된다고 보고, 이달 20일을 전후로 이관 작업에 착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권한인 '특정 기록물에 대한 열람제한 보호 기간 설정'을 행사하는 것 역시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기록물법은 '대통령'이 특정 기록물을 지정해, 최장 30년 범위에서 열람을 제한하는 보호 기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은 헌법에 근거해 황 권한대행에게 지정 권한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는 법적 근거도 없는 데다가, 파면된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가 파면된 대통령의 기록물을 사실상 '비밀'화하는 것은 일반 상식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을 과도하게 지정하면 세월호 참사, 개성공단 폐쇄, 한일 위안부 합의 등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의 기록들이 파묻힐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된다"고 우려했다.
청와대를 상대로 제기된 정보공개소송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녹색당은 2014년 청와대를 상대로 세월호 참사 및 청와대 예산집행 등 관련 자료들에 대해 정보공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일부 승소한 후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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