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일만에 서울로 복귀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 통일·국방 장관 등과의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일본대사관은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을 계기로 황 대행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한민구 국방장관 등과의 면담을 일제히 신청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4일 오후 한국 복귀 직후 "즉시라도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 국무총리 등 중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시(이행)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 대행을 상대로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과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을 요구하고, 통일·국방장관을 상대로는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한 대북 공조 문제를 거론하기 위해 각각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나가미네 대사 귀임 전에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측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에 우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상 주한 일본대사는 업무 협의때 외교부 차관 또는 차관보가 카운터 파트를 맡아왔다는 점에서 나가미네 대사가 한국의 현직 정상인 황 대행과의 면담을 신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특히 면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나가미네 대사가 기자들 앞에서 황 대행을 만나겠다고 밝힌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사 소환의 명분이었던 부산 소녀상이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 대사가 귀임한 데 대한 일본 국내 여론의 반발을 의식, 한국에 대한 강경 기조를 보여주려고 황 대행 면담을 신청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통상적인 의전 관례와 한일관계의 현 상황, 나가미네 대사가 3개월 가까이 본국에 가 있다가 돌아온 상황 등을 두루 감안해 면담 요구에 응할지를 판단할 계획이다.
나가미네 대사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한 일본 정부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9일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4일 서울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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