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상승세 타면서 '자강론' 강화…'문재인 대 안철수' 전략

5·9 '장미대선'의 본게임이 5자 구도로 시작된 상황에서 대선판을 뒤흔들 최대 변수로 꼽혔던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는 갈수록 실타래가 꼬여가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등 비문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본선 티켓을 거머쥐게 되자 오히려 단일화에 대해 더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 후보 모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맞설 최적의 대항마라고 강조하고 있어 비문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3명의 후보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지지율이 가장 높은 국민의당 안 후보다.
대선을 34일 앞둔 5일 현재 안 후보는 최근 급등하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기존부터 유지해온 '자강론'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안 후보는 4일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 하지 않겠다. 탄핵 반대세력에게 면죄부 주는 연대, 하지 않겠다.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연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후보로서는 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 자체가 기존 지지층의 이탈과 향후 확장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 득보다 실이 많은 '악수'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 홍 후보와 바른정당 유 후보 간 간극도 메우기 어려울 만큼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두 후보의 국민의당에 대한 거리감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에 대해 사실상 자신에게로 흡수되는 형태의 백기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
유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을 앞둔 홍 후보를 향해 출마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라면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거의 마침표를 찍은 상태다.
홍 후보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구도가 확정됐다. 예상한 4자구도다. 문재인, 심상정, 안철수, 홍준표로 확정된 이번 대선의 구도는 저로서는 바라던 구도"라면서 유 후보를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홍 후보는 자신은 '우파', 문 후보와 심 후보에 대해서는 '좌파', 안 후보에 대해서는 '얼치기 좌파'라면서 '우파(본인) 대 좌파(3명)' 구도를 꾀하고 있다.
유 후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홍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유 후보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반대에 대한 당론 변화를 전제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전날 "국민의당은 보수정당이 아니고 민주당에서 뛰쳐나온, 민주당의 2중대 비슷한 정당"이라면서 수위를 높였다.
제3지대 빅텐트론에 이어 최근 '통합정부'를 내세워 역할을 모색 중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지만 이미 동력을 상실해 대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가 많다.
비문 후보 단일화 대상 후보들은 문 전 대표에 맞설 대표주자로서의 고지 선점을 위해 당분간 지지율 제고에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후보는 물론 홍 후보와 유 후보 모두 문 후보에 맞설 확고한 지지율 확보에 실패할 경우 비문 후보 단일화 문제는 대선후보 등록일 즈음에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일각에서는 바른정당의 경우 유 후보 지지율에 뚜렷한 변화가 없으면 단일화 무산시에도 완주를 공언해온 유 후보와 단일화로의 전략변화를 요구하는 당내 일부 세력의 요구가 충돌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에서 득표율 10%를 넘지 못하면 한 푼도 보전받지 못하는 '보전금 변수'도 후보 단일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런 관측에 따라 바른정당-한국당, 바른정당-국민의당간 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지켜봐야 할 변수라는 시각도 있다
비문 후보 단일화 향배는 중앙선관위 공식 대선후보 등록일(15~16일)이 중대 분수령이, 대선 당일 사용할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같은 달 30일이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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