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집중 추궁…조사 후 구속영장 검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마련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청사로 향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에 이어 세 번째 수사기관 소환이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자 중 사실상 마지막 남은 주요 인물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우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오전 9시 54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등 관련 의혹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모든 것은 오늘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받으며 답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최순실씨를 여전히 모르냐'라는 물음에는 "네"라며 모른다는 취지로 짧게 답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과 관련해 "대통령님 관련해서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한 그런 심정입니다"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우 전 수석이 수사기관에 불려 나온 것은 작년 11월 검찰 특별수사팀, 올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어 세 번째다. 국정을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자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남은 핵심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개입을 알면서도 묵인·방조했는지 캐묻고 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진상을 은폐하고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주도했는지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최씨가 주도한 'K스포츠클럽' 사업과 관련해 작년 5월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검찰반이 대한체육회를 감찰하려다 막판에 접은 일도 직무유기 범주에 포함해 조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관련 검찰 수사에 외압을 넣고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세평을 수집한 의혹, 청와대 지시나 요구에 응하지 않는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외교부 소속 공무원들의 부당한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는 의혹 등도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앞서 특검은 올해 2월 총 8개 혐의, 11개 범죄사실을 적용해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관련 사건 일체를 검찰에 넘긴 바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 관련 수사가 조직의 신뢰 회복과도 직결된다고 보고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특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뒤 한달여 간 약 50여명을 참고인 조사했다. 여기에는 우 전 수석과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검사들도 포함됐다.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선 당시 해양경찰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변찬우(56·18기) 전 광주지검장과 수사 실무를 맡았던 당시 전담팀장 윤대진(53·25기) 전 광주지검 형사2부장(현 부산지검 2차장)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4일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압수수색을 시도해 임의제출 형식으로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받았다.

    우 전 수석의 혐의사실이 방대하고 다양해 조사는 밤늦게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과 그동안 확보한 수사 기록·증거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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