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섰던 이인제·안희정·반기문 ‘킹메이커’로 노선 선회
유권자 호남권 추월…최대 승부처 부상

19대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게된 안희정(왼쪽부터)·이인제·반기문.<연합뉴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장미 대선’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충청권 각 정당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서두르는 등 본격적인 본선 체제에 들어갔다.

특히 충청권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중원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 정당과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9대 대선에서 기대를 모았던 ‘충청 대망론’은 결국 현실이 되지 못해 충청권은 또다시 ‘캐스팅보트’와 ‘킹메이커’ 역할을 해야하는 처지다.

6일 현재 대선 본선 5당의 대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부산), 자유한국당 홍준표(경남), 국민의당 안철수(부산), 바른정당 유승민(대구), 정의당 심상정(경기) 후보로 대진표가 짜였다.

심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영남 출신이다. 따라서 충청 민심의 무게추가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영남과 호남의 전략적 선택 향배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충청권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도 대세를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 유권자가 호남권을 추월, 대선 판도를 좌우하는 영향력이 더 커졌다.

지난해 실시된 20대 총선 유권자기준 충청권은 435만3603명(대전 121만4402명, 세종 16만7798명, 충북 128만7549명, 충남 168만3854명), 호남권은 424만5822명(광주 115만8598명, 전북 152만32명, 전남 156만7192명)으로 충청권이 10만7781명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캠프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세력 끌어안기에 나섰다. 안희정의 사람이던 충청출신 강훈식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이 지난 5임 문 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충북은 도종환 도당위원장이 선대위원장을 맡고 오제세 의원과 안 지사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변재일 의원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참여시키는 통합형 선대위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문 후보는 7일 청주시 오송읍 소재 메타바이오메드를 찾아 일자리 현장을 둘러본 뒤 바이오헬스 혁신융합벨트 구축 공약을 발표하면서 충북 도민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은 6일 오후 대전에서 홍준표 후보,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충청권 시·도당 위원장, 당협위원장, 당원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청권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필승결의대회를 열어 충청권 표심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당은 이날 대선에서 충청권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당의 화합과 단합을 이뤄 5월 9일 필승을 결의했다.

최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데 고무된 국민의당도 선대위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와 안 후보 간 양자 대결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신규 당원 입당 등으로 몸집이 불어나 조직적으로 열세였던 충청지역에서도 해볼 만한 싸움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은 조만간 표밭갈이를 위한 조직 구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 유력 후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충북을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선다. 7일 청주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통해 주요 대선 공약을 발표한 뒤 CJB, MBC, CBS 등에서 초청대담을 하고 드림플러스를 찾아 상인들의 고충을 들을 예정이다.

‘충청 대망론’ 중심에 섰던 이인제 전 한국당 최고위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킹메이커’에 나선다.

한국당 최종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백의종군하며 보수정권 창출에 보탬이 되겠다”고 밝힌 이 전 최고위원은 6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권 선대위발대식 및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홍 후보의 손을 잡고 필승을 다짐했다.

안 지사는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저를 지지해 준 분들이 문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고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초 하버드대 초빙교수직을 제안 받고 지난달 24일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던 반 전 총장은 일정을 연기했다.

‘반기문 대망론’에 편승해 철저한 준비 없이 링위에 오른 패착을 반성하고 전 유엔사무총장으로서 명예회복을 통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대권’ 도전에 쓴 맛을 본 반 전 총장이 국민과 충청 지역민들에게 진 빚을 ‘킹메이커’로 갚을 수 있을지 32일 남은 대선에 그의 거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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