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안된 정상면담 언급 부적절…관례·필요성 검토해 면담 결정"

 정부는 최근 약 3개월만에 서울로 귀임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신청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등과의 면담에 대해 '일단 보류'로 방침을 정했다.
나가미네 대사가 서울 복귀 직후 양국 사이에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황 대행을 만나겠다고 발표한 외교적 결례에 대한 불쾌감 표시로 풀이된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앞으로의 (나가미네 대사의) 면담 신청이 외교부를 통해 접수됐다"며 "외교관례, 면담 필요성 등을 종합 검토해서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나가미네 대사가 지난 4일 귀임 직후 공항에서 황 대행을 만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외국정상 예방과 관련한 사항을 양측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언급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가해자 측인 일본의 고압적 태도를 감안할 때 일본 대사의 총리 면담 신청에 곧바로 응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적절치 않다는 판단 하에 추후 검토를 거쳐 총리 면담 진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 아래 급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을 하는 것으로 정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나가미네 대사가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도 함께 신청한데 대해 통일부와 국방부도 당장 응하지는 않는다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브리핑에서 "주한 일본대사관이 어제 오전 나가미네 대사의 통일장관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일정 등 여러 사항으로 인해 면담이 어렵다는 입장을 어제 오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이날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의 국방부 장관 면담 요청에 대해 오늘 오전 면담이 어렵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일·국방 장관과 나가미네 대사의 면담 역시 정부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실현 여부 및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가미네 대사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한 일본 정부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9일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4일 85일만에 서울로 복귀했다.
그는 복귀 직후 공항에서 "즉시라도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 국무총리 등 중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시(이행)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해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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