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옥중조사 금주 마무리 수순…공소장 뇌물 혐의 확정 주목

지난 6개월간 정국을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검찰 수사가 '9부 능선'을 넘어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SK·롯데그룹 등 대기업을 겨냥한 3대 수사가 이번 주 중 마무리되거나 처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주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정리하는 마지막 고빗길이 될 전망이다.
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주 후반께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기로 방침을 세우고 막바지 대면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과 6일, 8일 격일로 총 3차례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아 '옥중조사'를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직권남용·강요 등 제기된 13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고 있으나 관련 물증과 진술이 상당 부분 축적돼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19일 끝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정치적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7일 이전에 기소 시점이 잡힐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주 3∼4차례 추가 조사를 거쳐 박 전 대통령의 세부 혐의와 범죄사실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298억원대(약속액 433억원) 뇌물수수 혐의가 공소장에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큰 틀에서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 혐의 사실에 조정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뢰액에 포함된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을 어떻게 정리할지 주목된다.
검찰이 앞서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박 전 대통령 측의 강요로 낸 것이지만 대가성도 있다는 식으로 이중적으로 표현돼 있다. 강요·직권남용과 뇌물수수 등 혐의를 모두 적용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법리상 이들 혐의를 동시에 넣는 게 모순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아 공소장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롯데그룹의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 의혹 수사도 이번 주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점쳐진다.
수사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 범죄사실이나 수뢰액이 달라질 수 있어 결국은 박 전 대통령 기소 시점에 한꺼번에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최태원 SK 회장을, 전날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장시간 조사했다. 두 대기업 총수를 끝으로 관련자 소환 조사는 대략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박 전 대통령 강요의 피해자로 볼 것인지,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뇌물공여 피의자로 볼 것인지 최종 판단만 남은 셈이다.
추가 지원이 면세점 사업권 획득 또는 사면 등을 위한 포괄적 대가인지(뇌물), 그 과정에서 두 기업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제3자 뇌물) 등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추가 지원 역시 뇌물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박 전 대통령의 관련 범죄사실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수뢰액도 불어나게 된다.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한 의혹을 사는 우병우 전 수석의 운명도 이번 주 판가름난다.
그는 이달 6일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검찰에 소환돼 17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우 전 수석 진술 내용과 기존 수사에 확보한 증거 자료 및 관련자 진술을 대조·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9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월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범죄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한 바 있다.
우 전 수석은 작년 8∼12월 개인비리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팀에 이어 특검 수사망도 빠져나갔다.  
우 전 수석이 구속되면 최대 20일의 추가·보완 수사를 거쳐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영장이 또다시 기각되면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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