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중(충북학사 원장)

▲ 김광중(충북학사 원장)

충북도와 시군이 함께 서울 제2충북학사를 건립하기로 했다. 500억원 정도의 많은 예산이 드는 일이라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을 텐데, 도와 시군이 의기투합해 드디어 서울 북동부 중랑구에 부지를 확보하고 건립을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이견 없이 적지 않은 예산 투입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어려워진 청년문제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과 함께, 시급한 민생 재정수요에도 불구하고 미래인재 양성을 중시한 도, 시군 지도자들의 혜안이 발휘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서울 충북학사 입사경쟁률은 4.8대 1이다. 과도한 경쟁을 개선하기 위해 2013년부터 일정 성적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면서 그나마 완화된 경쟁률이다. 아마도 성적 제한이 없을 경우, 경쟁률은 10대 1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앞으로 대학정원을 줄인다지만 수도권에서 유학하는 충북 출신 학생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우리 (재)충북학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서울 제2학사 건립을 도에 건의해 왔고, 이번 중랑구 제2충북학사 건립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충북학사 원장으로서, 이시종 도지사를 비롯한 시장·군수, 그리고 도·시·군의회 의원들의 어려운 결단에 경의와 고마움을 표하는 바이다.   
25년 전 처음 서울 개포동에 충북학사가 건립된 것은 당시 국보위가 시행한 ‘대학생 과외금지조치’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에도 입시과열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서민들은 비싼 사교육비에서 해방되고 모두가 공평해지는 일이라고 생각해 과외금지를 환영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 명문대에 합격만 하면 과외로 학업과 숙식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지방 출신의 가난한 학생들은 학업을 이어갈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서울지역 대학생들의 실정을 잘 알던, 서울대 총동창회장이면서 재경충북협회장이었던 임광수 회장이 주도해 충북도지사와 함께 충북학사를 건립하게 된 것이다.
그 당시 대학생들이 처했던 어려움과는 조금 다르지만 지금 대학생들이 직면하는 상황 또한 만만치가 않다. 취업경쟁은 심해졌고 학비와 물가는 더 비싸졌다. 치열해진 경쟁 때문에 학교 교육 외에 각종 교육이 필수로 여겨져 등록금보다 사교육비가 더 많아지고 있다. 전에는 4년치 등록금과 생활비만 조달하면 대학을 졸업하고 어떻게든 취업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학교공부 외에 어학은 기본이고, 각종 시험에 대비해 학원이나 인터넷강의 등을 들어야 하는 것이 일반화 됐다. 이런 과정들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6000여원의 최저시급 아르바이트로 천만 원 정도는 모아야 하고, 휴학을 하거나 졸업을 유예해 가며 시험공부와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대학을 4년 넘게 다니게 되면 생활비용은 더 들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이 지방 출신 서민가정 대학생들에게 보통의 현실이 된 것이다.
요즘 대한민국 청년은 취업난에서 시작된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해야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지방소외론, 흙수저론 등 젊은이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사회풍조가 더해진다. 이런 고난의 시기에 충북학사는 충북의 젊은이들이 꿈과 목표를 향해 매진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최소한의 보루가 될 것이다.
인재양성은 국가와 지역발전을 위한 백년대계라고 한다. 가난해서 꿈을 접어야 하는 청년인재들이 없도록 충북학사의 외연을 확대하는 중랑구 제2충북학사 건립은 학부모와 청년들의 고단함을 덜어주고 지역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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