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 원스톱으로… 가족 휴식형 호텔 완성”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호텔에 발을 내디딘 지 벌써 16년이 흘렀지만 솔직히 아직도 어렵습니다. 고객만족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많은 노력과 주의를 기울이며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고객의 평가는 언제나 냉정하기 때문에 늘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다보니 하루에도 여러 차례 회장님이신 아버지께 불려가 잘못된 일을 지적당하고 크게 혼나는 일이 잦아 솔직히 야속할 때도 있지만 모두 고객과 호텔, 자식을 위한 걱정 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께선 ‘내가 빚을 지더라도 직원들의 급여는 반드시 챙겨야한다’고 늘 강조하셨고 지금까지 나라에 낼 세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처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만큼 올곧은 분입니다. 또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선 타협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가셨기 때문에 맨손으로 시작해 오늘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함께 정직한 호텔, 누구나 찾고 싶은 호텔로 거듭나 그동안 보내주신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내가 굶더라도 직원월급 우선” 부친 경영철학 고수

탈세 등 부정경영 꿈도 안구는 정직한 회사 자부심

직원과 약속 꼭 지키고 소통·화합하는 직장분위기 이끌어

연내 극장동 빈 공간 입점완료… 실외수영장·와인숍 갖출 것

 

충청권 유일의 특1급 호텔인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의 송정휘(42·사진·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114·☏043-290-1000) 이사는 설립자인 송재건(78) 회장의 3남 중 막내아들로 지난해 10월 청주그랜드호텔로 발령받아 인사, 구매, 회계 등 관리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송 이사는 홍익사대부고와 삼육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SDS에서 전산시스템 개발업무를 맡아오다 2001년 ㈜중원미디어 대리로 입사, 온양그랜드호텔에서 기획심사업무를 시작으로 2006년 그랜드호텔 과장, 2008년 서울본사 부장을 거쳐 2010년 이사로 승진했다.

그는 대학에서 부전공으로 전산학을 이수한 죄(?)로 경주온천관광호텔과 온양그랜드호텔,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의 전산업무를 도맡으며 하루 12시간 넘게 일을 해야만 했다.

특히 청주호텔의 대형 멀티플렉스영화관인 SFX에 자체전산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의뢰한 업체가 개관을 두 달여 앞두고 갑자기 개발을 포기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서 주말도 반납한 채 밤샘작업을 해야만 했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개관일정을 외부에 알린 상태로 어떻게든 약속된 날짜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산업체 직원들과 함께 온 몸으로 부딪혀야만 했습니다. 데이터통신라인을 깔기 위해 3~4m 높이의 극장 천장을 이리저리 헤매다 떨어질 뻔 하기도 했고 단단한 바닥을 파내고 파이프를 묻느라 손에 물집이 잡히는 등 꽤 많은 고생을 해야만 했죠. 일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다행히 개관 전에 전산작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청주호텔에 온 송 이사가 가장 중점을 두고 한 일은 호텔 구성원과 부서간의 화합을 이끌어 관리조직과 업무체계의 정상화를 꾀하는 일이었다. 이에 부서 간 규정과 정책을 만들어 갈등의 소지를 없애고 소통을 강화해 협업관계로 이끌었다. 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원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나가면서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송 이사는 특1급 호텔로서 갖춰야할 것들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서비스마인드를 100% 인식시키고 올 상반기 안에 극장동에 있는 빈 점포를 채우고 일부 식음료매장을 개편해 먹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예정이다. 또 쇼핑동은 판매시설 위주로 구성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찾고 싶어 하는 호텔로 만들 생각이다.

이밖에도 야외수영장과 칵테일바, 와인숍 등을 오픈해 의식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특1급 호텔을 구상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와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요즘이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애사심을 갖고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하며 묵묵히 따라주는 직원들이 있어 외롭진 않습니다. 이들에게 일한 만큼 보상을 받고 함께 미래를 열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특1급 호텔로서의 위상과 가치를 바로 세우겠습니다.” <글·조석준/사진·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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