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인성교육칼럼니스트)

▲ 반영섭(인성교육칼럼니스트)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에서 유일하게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어린아이 때부터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거짓말을 안 해 본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거짓말은 진실(眞實)의 반대되는 의미이다. 거짓말은 말하는 이가 이미 거짓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듣는 이를 사실로 믿게 하기 위해 하는 실제와 다른 발언 또는 일부만 사실인 발언을 의미한다.?거짓말은 보통 비밀을 지키거나, 평판을 유지하거나, 감정을 감추거나, 처벌을 피하기 위해 행하여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의, 수치, 공포, 다른 사람에 대한 보호 등의 이유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거짓말 색깔에 종류가 있을까 만은 예로부터 누가 들어도 믿지 못할 뻔뻔하고 다수에게 엄청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히는 거짓말을 새빨간 거짓말이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이 새빨간 거짓말에 반대되는 뜻으로 누가 들어도 거짓말인지는 알지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고 도움이 되는 거짓말로 새하얀 거짓말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양치기 소년이 거짓말로 사람을 속이다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아 죽고 마는 이야기처럼 우리 사회에서 양치기 소년을 수없이 본다. 새빨간 거짓말로 정치인들이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겠다는 말, 또 노인이 이제 그만 죽고 싶다는 말, 상인들이 밑지고 판다는 말 등이 있다. 그 새빨간 거짓말 중 우리는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신물이 나도록 들어 왔다. 재미있는 정치풍자유모어가 있다. 강원도를 시찰하던 국회의원들이 탄 버스가 산골에서 전복됐다는 신고에, 경찰이 사건현장에 도착해 보니 사고를 당한 국회의원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고 농부 하나가 땀을 흘리며 삽질을 하고 있었다. 의아해 하는 경찰에게 농부는 자기가 사고자들을 모두 매장했노라고 말했다. 경찰이 그 모든 국회의원들이 다 죽었느냐는 질문에 “매장할 때 몇 분은 아직 살아 있다고 소리쳤지만, 원 국회의원들의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라는 유머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어느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1997년 미국 내 한 대학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8분에 한번 꼴로, 하루에 200번의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물론 거짓말을 하는 것 자체가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상대방이나 나 자신에게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 거짓말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신수가 훤하다.'거나 ‘뵙고 싶었습니다.' 등의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한다. 이를 듣는 사람은 그것이 빈말인지 알면서도 기분이 상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를 주지 않는 거짓말을 하얀 거짓말이라고 한다. 하얀 거짓말의 한 예로 오 헨리가 지은 소설 ‘마지막 잎새’에서 소녀가 중병을 앓고 있던 그녀의 방 창문에 보이는 담쟁이 넝쿨의 잎새가 다 떨어지면 자신도 죽는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웃의 무명화가가 밤중에 몰래 잎새가 다 떨어진 담벼락의 담쟁이 넝쿨에 잎새 하나를 그려 놓아 용기를 얻어 살아났다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의사가 암환자에게 당신의 병은 별것 아니니 걱정 말라고 하면 그 환자가 살수도 있지만 당신은 몇 달 못살고 죽을병이다 하면 내일 죽을 수도 있다. 때론 한마디의 거짓말이 수백만명을 죽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의 용감한 진실이 수천만명의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드디어 우리나라의 국운을 좌지우지 할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각 정당 대통령후부들이 앞두고 온갖 공약을 뿌려대고 있다. 일자리를 몇십만개를 만들겠다, 아기 낳아 기르기 편하도록 출산장려금, 육아수당을 몇 만원씩 주겠다. 농민집회에 가서는 농민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고, 중소기업인들이 모인자리에 가서는 중소기업들이 기업하기 졸은 환경을 만들겠다하고, 자영업자에게, 청년들에게, 노인들에게, 군인들에게, 어민들에게, 노동자에게 등등 가는 곳곳마다에서 사탕발림공약을 마구 뿌려 대기 시작하였다. 거기다가 각 당 후보들의 공약 선명성 경쟁은 최근 네거티브 공방으로 빛을 잃고 있다. 자신들에 쏟아지는 공세에 반격하며 상대방 후보의 공약의 실현 불가능성 지적하며 연일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내 공약은 진실이며 상대방 공약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또한 각 지역에 가서는 맨땅에 머리를 조아려 큰절을 올리면서 이 지역을 최우선적으로 개발하여 주겠으니 제발 좀 찍어 달라고 공손히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그 들의 말대로 된다면야 하루아침에 우리나라는 이 지구상에서 최고의 지상낙원이 될 것이다. 그 많은 공약에 소요되는 어마어마한 천문학적 수백, 수천조원 예산을 누가, 어떻게, 어디에서 마련 할 것인가? 국민의 고충과 시급한 현행과제, 그리고 시행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국가 및 지자체 예산이 지탱할 수 있는 공약인지,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각 대선 후보들의 공약(公約)이 빌 공자 공약(空約)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과연 각 당의 대선후보들이 선거기간동안 무수히 쏟아 내는 공약들을 새빨간 거짓말인지 아닌지 우리는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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