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식 아산경찰서 112 상황실 경사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단순한 물적 피해 교통사고가 아닌 인적피해 교통사고 중 경미한 인적 파해를 제외한 사망사고, 음주·무면허 사고, 중한 인피사고 등은 경찰의 조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하여 가해차량 운전자를 기소토록 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교통사고 처리절차 과정에 있어 가해차량 운전자에게만 부과하던 형사적 책임을 점차 사고 유형에 따라 피해자에게도 책임을 부과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겠다.

지난 3월 29일 대전지방법원에서 내려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교통사망사고) 1차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차량 운전자)에게 사고에 있어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사고의 중요한 결과(사망)을 발생케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 재판은 기존 보행자 교통사망사고 시 대부분의 운전자들에게 사고의 책임을 물어 유죄의 취지로 판결하던 판례를 깨고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이 재판결과가 왜 주목받게 됐는지 알아보자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의 판례와는 다른 무죄선고가 내려졌고,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물었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아직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공판이 더 남아있지만 이는 분명 이목을 끄는 판결임이 틀림없다.

이 재판에서 판사가 밝힌 무죄선고의 내용을 보면 사고 당시 사망한 보행자가 야간에 만취상태에서 어두운 색 옷을 입고 도로 중앙선에 설치된 중앙분리대를 넘어 무단횡단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차량 운전자가 도로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도로를 넘어 무단횡단 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는 상태(신의성실 원칙)에서 교통사고를 피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 블랙박스로 확인되는 만큼 운전자에게 교통사고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 이목을 끄는 교통사망사고의 판결 내용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통사고 당시 보행자의 보행조건 및 행위가 교통사고의 원인제공이 된 만큼 전적으로 교통사고의 책임을 피해자인 보행자에게 묻고 있다는 점 일 것이다.

기존에는 보행자 교통사고의 경우 운전자에게 도로교통법 상‘안전운전 의무’에 의해 형사적 책임과 민사적 책임까지 부과토록 하였으나 이제는 사고 당시 운전자의 운전조건 및 운전행위와 맞물려 보행자의 사고당시 보행조건 및 행위도 함께 고려하여 교통사고의 책임을 가리는 방향으로 재판판결의 패러다임이 점차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금은 성급한 것 같지만 앞으론 도로를 보행하고 있다면 밝은 색 옷을 입고 도로 횡단 시에는 절대 무단횡단을 하지 말고 정해진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등 보행자도 이제는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자신의 의무를 다할‘안전보행의 의무’가 주어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교통사고는 내 자신이 주의를 다하면서 교통법규를 지킨다면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정해진 법규를 무시하고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라면 교통사고를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교통사고의 원인제공자가 될 수 있으니 우리 모두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안전조치도 철저히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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