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복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전략기획팀장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M)’가 충주에 설립된 지 100일이 지났다.

2010년 유네스코 권고로 첫 걸음을 내 디딘 후 무려 7년 만의 결실이다.

이번에 설립된 ICM은 ‘카테고리 Ⅱ급’으로 인문사회과학(SHS) 분야에 속한다.

무술분야의 유일한 국제기구이며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이자 지자체가 유치한 최초의 국제기구로, 충주시민들이 크게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충주는 2008년 세계무술축제 개최에 이어 2011년 택견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비롯해 유네스코 무형유산 자문 NGO인 WoMAU(세계무술연맹)과 ICM을 유치했다.

이 같은 결과로 충주시는 무예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설립된 ICM이 무예 진흥은 물론 충주지역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다 같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첫 번째로 WoMAU와 ‘WMC(무예마스터십위원회)’간 소통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각자 특색 있는 사업을 발굴,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가야 한다.

무예라는 좁은 테두리 속에 자칫 서로 잇속과 실적만을 생각하다 보면 서로 충돌해 상생보다는 자칫 파멸과 분열만 초래 할 뿐이다.

WoMAU는 문화와 축제분야를, WMC는 대회(경기)를 각각 맡아야 하고 ICM은 조사연구를 담당하는 등 역할 분담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15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에 준공을 목표로 세계무술공원에 추진 중인 무예센터는 어떻게 건축해야 할지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무예의 메카로 세계전통 무예 중심지라는 상징성과 함께 ‘카테고리 Ⅱ급’이라는 국제기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상을 갖춤은 물론 무예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마그넷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국제기구라는 위상에 걸 맞는 체계 구성과 사업 발굴이다.

현재 ICM 사무국은 사무총장을 비롯해 2개 팀 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내년도까지 총 18명으로 2본부 4개 팀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ICM은 올해 첫 사업으로 스페인 실크로드 사업과 청소년 툴킷 제작 등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단기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3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무형문화유산 보호 국제협약’이 채택된 이래 나담(몽골, 2010년), 오일 레슬링(터키, 2010년), 택견(2011년)등 무예의 무형유산 등록이 증가하는 등 국제적으로 전통무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대한민국도 2009년 전통무예진흥법이 제정됐지만, 아직 후속 조치인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 와중에 충북도는 4월 덴마크에서 열린 국제체육기구 ‘스포츠 어코드(Sport Accord)’에 참석해 2009년 ‘컨벤션’ 유치는 물론 ‘2019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스포츠 어코드 ‘컴벳 게임(Combat Games)’과 공동개최 추진을 제안했다.

IOC와 함께 국제 스포츠계를 떠받치고 있는 스포츠 어코드가 WMC와 무예마스터십을 공동 개최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국제 행사를 충주시와 ICM이 연계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정부 승인과 500억원이 투입되는 대회 운영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전통무예에 관한 인식도 부족하고 국제무예단체와 정부 간 협력 네트워크가 미흡하지만, 오히려 이런 시점이 호기라고 생각한다.

‘처음은 미약하지만 나중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처럼 ICM이 충주시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 속의 무예 중심지로 발전될 수 있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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