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봄이 되면서 거리를 걷다보면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트리며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꽃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꽃봉오리 따위가 벌어진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꽃이 피어 아름답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때 ‘피어’를 표기할 때 ‘피어’로 할 것인지 ‘피여’로 표기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표준 발음법 제22항은 “‘피어, 되어’ 등에 활용된 연결어미 ‘-어’는 [어]로 발음함을 원칙으로 하되, [여]로 발음함도 허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모음으로 끝난 용언 어간에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가 결합될 때 나타나는 모음 충돌이 일어날 때 발음 방식을 규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피어, 되어’는 각각 [피어], [되어]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모음 충돌을 피한 발음인 [피여], [되여] 또한 허용하므로 두 가지 발음이 모두 가능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피어’를 표기할 때도 발음에 따라 ‘피여’로 표기하기 쉽다. 그러나 표기에서는 ‘피여’로 적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새벽의 흐릿한 어둠을 뚫고 붉은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이처럼 동이 틀 때 ‘조금 흐릿할 정도로 밝게’라는 뜻으로 부사 ‘훤히’를 사용하여 문장을 표현하는데 이때 ‘훤히’는 ‘훤이’로 표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글 맞춤법 제51항은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음과 모음 사이 또는 유성 자음(유음, 비음)과 모음 사이에서는 ‘ㅎ’이 약하게 발음되므로 [이]와 [히]의 발음을 구별하기가 어려워 ‘고이, 헛되이, 일일이’ 등을 ‘고히, 헛되히, 일일히’로 잘못 적기 쉬운 것이다.

따라서 ‘-이’와 ‘-히’의 구별에 대해 한글 맞춤법 규정을 참고하여 ‘이’로만 소리 나는 것과 ‘히’로만 나는 것을 구별하여 올바르게 표기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청주대 국어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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