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논설위원/강동대교수)

▲ 이동희(논설위원/강동대교수)

 누구나 살아가면서 사람답게 살고 싶어 한다.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 족적도 남기고 싶어 한다. 사람이 태어나 한평생을 살면서 아무렇게 막 살다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기왕 이 세상에 주먹을 불끈 쥐고 태어났으면 세상을 호령하며 멋진 인생을 살다 이름을 후세에 남기고 싶어 싶다. 어떻게 사는 것이 답인지는 본인이 아니라 세월이 흐르고 나서 타인에 의하여 판가름 날 것이다. 세월이 흐른 뒤 나의 뒤안길을 돌아보면 잘 살았구나!라고 하며 후회 없이 가고자 한다면 어떠한 삶이 의미 있는 삶일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주먹을 불끈 움켜쥐고 태어났지만 갈 때는 마음 편히 이 세상에 다 내려놓고 손을 쫙 펴고 편안한 삶을 마무리 하고 싶어 한다. 이에 대하여 고민해 보고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어떠한 삶이 인간다운 삶인지가 어려운듯하지만 답은 있다. 아마도 마중물 같은 삶을 살아왔다면 성공적인 삶이지 않을 까 한다. 본인 보다는 타인 오늘 보다는 내일을 생각하며 마중물 같은 삶을 살았다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이지 않을까 한다. 또한 마중물 같은 삶은 하루의 마수걸이를 기쁘고 행복한 베푸는 삶으로 하루를 살게 한다. 하여튼 마중물의 소중한 의미 그리고 마수걸이의 행복한 출발이 인생의 복된 나날을 영위하는 디딤돌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오늘은 내가 아닌 남을 위한 마중물과 마수걸이라는 이타주의의 삶에 대하여 고민해 보자!
  그렇다면 마중물(Priming water)이란 무엇인가? 마중물은 펌프질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을 말한다. 마중은 나가서 맞이한다는 뜻이며 마중물은 맞이하는 물 혹은 맞이하는데 쓰는 물이다. 예전에 수동으로 펌프질을 해야 물이 나오는 수도가 있었고 수 십여년 전 만해도 한적한 시골 마을에 가면 종종 펌프를 볼 수 있었다. 펌프질을 하려면 반드시 물 한바가지를 펌프에 부어야 하고 펌프 손잡이를 위 아래로 펌프질 하면 곧 바로 펌프에서 물이 벌컥 벌컥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나온다. 처음에 펌프에 부은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 하였고 손님이 오면 주인이 마중 나가 맞이하듯 마중물은 새로운 물을 맞이하는 것이다. 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한 바가지의 물은 어떤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배려 혹은 봉사의 의미이다. 더불어 마수걸이는 맨 처음 물건을 파는 일 혹은 거기서 얻은 소득을 말하며 마수라고도 한다. 마수걸이의 의미로 마거리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마수걸이가 표준어이다. 우리나라에서 회자되는 3대 거짓말로 처녀가 시집 안 간다! 노인이 늙으면 죽어야지!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가 있다. 허나 밑지고 파는 일은 보기 드물며, 옛말로 밑지는 장사를 오그랑장사라 한다. 오래된 말로 오그랑장사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밑지고 판다는 말이 생판 거짓말은 아닌 듯하다. 오그랑장사의 반대말로는 곱으로 이익을 내는 곱장사도 있으며, 하여튼 장사꾼이 첫 번째 물건 팔리는 것으로 미뤄 그날 하루의 장사 운수를 마수로 시작해 처음으로 물건 파는 것을 마수를 건다라고 한다. 여기서 마수걸이가 마수를 거는 일이고 별 느낌이 없는듯한데 마수를 건다고 하면 무슨 마수(魔手)가 뻗쳐 오는 것처럼 공연히 스산한 느낌이 든다. 이 세상에 에누리가 없는 장사가 어디있어에서 에누리는 흔히 물건 값을 깎는 일로만 생각하나 에누리는 장사하는 사람이 물건 값을 더 얹어서 부르는 일도 뜻한다. 그러니까 파는 사람이 에누리를 한 물건을 사는 사람도 에누리를 해서 샀다면 그것은 결국 제값을 주고 산 것이다. 그래서 에누리 없다는 말은 두 가지 에누리가 다 없는 상태, 즉 깎거나 보탬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여튼 우리의 삶에서 한 번 왔다 한 번 가는 삶을 살 바에는 남에게 욕은 먹지 말고 살아야 한다. 더불어 초년 보다는 말년이 복되고 의미가 행복해야 한다. 노후에 반기고 오라는 이가 많고 함께 할 주변 이웃이 많다면 매우 행복한 것이다. 그래도 요즘은 고학력과 선진의식의 변화로 인하여 노후대책을 많이 하고 있다. 도시 인근의 전원에서 텃밭을 일구며 예쁜 전원주택에서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것이 작은 행복실천 이고 이웃과 함께 식사하며 오순도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이러한 삶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생을 살면서 얼마만큼의 베푸는 마중물과 같은 삶을 살아왔고 첫 단추를 잘 꾀어 엇박자가나지 않은 살아왔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면 지금부터라도 마중물과 마수걸이의 의미를 되 뇌이며 멋진 노후의 삶을 계획해보며 꿈꾸는 것도 커다란 행복일 듯 하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