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도시 취약한 3만4천여명 군소도시
법주사 등 관광객대상 맞춤형 프로그램
다드림 협동조합 PB상품 자생력 갖춰

▣봄내음 가득 전통시장을 가다-보은전통시장➂

보은전통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이 주말 관광객을 겨냥해 개장한 야시장 ‘야단법석’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보은전통시장은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된 이후 올해로 3년(2015~2017년)차 사업이 마무리되는 해이다.

김진규(54·사진) 보은전통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장은 청주와 대전 등 배후도시와 멀리 떨어진 보은이 인구 3만4000여명에 불과한 농촌형 군소도시로 전통시장 활성화사업이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최근 관광객들 사이 다시 찾고 싶은 전통시장으로 꼽히기 시작한 데는 사업단이 주도가 돼 ‘주말형 관광시장’으로 특화시켜 개발한 데 기인한다.

보은은 천년고찰 법주사와 속리산국립공원이 자리한 관광명소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사업단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전통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매주 금·토요일 야시장 ‘야단법석’을 개장, 운영해 평소 400~500여명이 시장을 찾고 있다.

김 단장은 “인천의 한 학교 운동부 학부형이 아이들 전지훈련 차 보은을 들렀다가 야시장을 경험하고 언제 또 야단법석이 열리냐고 문의 전화를 해 올 정도”라며 “처음 우려와 달리 지금은 인근 외식업계 매출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상생방안을 찾고 있다”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사업단은 처음 삭막했던 시장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보은지역 구전설화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있는 시장을 조성했다. 인기리에 종영됐던 KBS드라마 ‘공주의 남자’ 모태가 된 구전설화 세조의 딸 세령공주가 김종서의 아들을 사랑한 이야기를 벽화 및 웹툰기법으로 구현해 시장 곳곳을 꾸몄다.

또 지역의 명물인 정이품송과 삼년산성을 벽화로 표현하고 세조 행차도와 함께 지역특산물을 알리기 위한 대추나무를 형상화한 케노피를 설치했다.

청주북부시장하면 떠오르는 삼미족발과 대명순대, 북일곰탕처럼 보은전통시장도 핵점포 육성을 위해 선병국가 잔칫국수, 삼산파전, 옛날탕수육, 장터골뱅이무침 등의 메뉴개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키워주기 위해 지난해 9월 보은전통시장내 방앗간이 주축이 돼 ‘다 드림’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생참기름과 생들기름, 식자재 등 3종 PB(자체브랜드)상품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같은해 11월 다드림 협동조합 사무실을 개소한 데 이어 그해 ㈜우진플라임과 식자재 납품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1억2000만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김 단장은 “지역 작은 시장의 현실적 한계를 인식하고 맞춤형 육성사업을 시작한 것이 성공비결인 듯하다”며 “아직 시장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대표 먹을거리를 파는 핵점포 육성이 현실화 되지 못했지만 올해 안에는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단장은 “그나마 시장 자생력을 키운 성과라면 황토대추 등 웰빙 식자재를 판매하는 협동조합이 자체 브랜드를 갖고 매출신장을 기록하며 정착단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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