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시작전권 조기환수·다자외교 통한 북한도발 억제"
홍 "전술핵 배치·별도 특전사령부 신설 강한안보 강조"
안 "한·중 정상 대화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로 건강안보"

25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JTBC, 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4차 대선후보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 "북핵개발 원인은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 원조 탓 아닌가"

심 "군사전문가 양성 지능형 자율군사조직 만들어 튼튼안보"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5.9대선을 2주 남긴 25일 오후 8시 40분 JTBC와 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로 4차 대선후보자 토론회가 170분간 열렸다.

JTBC 손석희 사장의 사회로 스탠딩(서서하는 토론)이 아닌 후보 간 첫 원탁토론으로 이어진 이날 토론회는 1·2부에 걸쳐 정해진 주제를 놓고 시간총량 안에서 토론하는 ‘자유 토론’ 등의 방식과 각 후보가 12분 동안 다른 후보를 지목해 토론하는 ‘주도권 토론’으로 진행됐다.

후보들은 ‘경제 불평등과 사회양극화 해소방안’을 묻는 사회자의 첫 번째 질문에 물고 물리는 공방을 이어갔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공공일자리 81만개를 공약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석연치 않은 재원(4조2000억원)마련 방안을 지적하며 결국 ‘국민세금’을 증가시켜 서민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시장이 일자리를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공공일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민간이 주도해 일자리를 만들고 정부는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공약에 공감한다면서도 뉴딜정책으로 청년일자리 110만개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국가가 주도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기업이 기가 살아야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도 생기는데 강성귀족노조로 인해 중소기업마저 해외로 나가다 보니 청년일자리가 생길리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문 후보는 강성귀족노조가 3%밖에 안 되는 데 대기업 재벌이 더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 홍 후보는 재벌 편을 들 생각이 없다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바로 서기 위해선 분명 정리돼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보와 국익을 지킬 적임자는 누구인가’란 진영재 한국정치학회장의 두 번째 질문에 대해 후보들은 각기 차별화된 안보론을 폈다. 유 후보는 미래지향적 전방위 안보, 안 후보는 자강 안보, 심 후보는 튼튼한 안보, 홍 후보는 강한 안보, 문 후보는 유능한 안보를 강조했다.

예상했던 대로 바른정당 유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햇볕정책으로 대북원조를 한 것이 오늘날 핵개발로 이어져 한국 안보를 위협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핵우산 차원에서 도입하는 사드배치에 반대했던 문 후보의 애매모호한 안보론을 꼬집었다.

정의당 심 후보는 안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며 군사전문가를 양성하는 지능형 자율군사조직이 바로 튼튼한 안보론이라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안보력을 키우는 것은 ‘사장님 마인드’라며 지금도 적지 않은 국방예산을 3%까지 인상하겠다는 안 후보의 안보론에 동의할 수 없다고 공세를 폈다.

문 후보는 한·미전시작전권 조기 환수, 북핵폐기, 다자외교를 통한 북한 억제정책 등의 유능한 안보를 강조했다.

홍 후보는 핵 도입과 특전작전사령부 신설을 통한 ‘힘의 균형’과 ‘무장평화’를 강조하며 강한 안보를 주장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방안을 유 후보에게 묻기도 했다.

이번 4차 토론회는 오는 28일과 5월 2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주요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두 차례 남겨 놓은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선거전을 중간 점검하는 매우 의미 있는 토론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지율에 큰 편차 없이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TK를 중심으로 한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비해 앞서 두 번의 토론회에서 중도와 보수의 표심을 다잡는데 실패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는 만회할 좋은 기회였다. 그래서 안 후보는 이날 특별한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토론회 준비에 올인했다.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신의 소신을 뚜렷히 밝히며 빛났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나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23일 3차 토론회 주제였던 정치와 외교안보, 개헌 등의 정치적 의제를 다룰 사실상의 마지막 토론회였다. 앞으로 두 차례 남은 토론의 주제가 각각 경제와 사회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미 3차에 걸친 TV토론을 거치면서 유권자들은 각 후보들이 제기한 쟁점과 주요 의제, 공약들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물론 앞서 치러진 3번의 토론은 정책토론이라기 보다 각 후보자들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공방에 치중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역시 토론의 주 관심사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게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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