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전년대비 19개 점포 줄어든 844개
전국대비 점포수 비중도 0.02%↓ 2.76%
…비대면 서비스 적응 유연한 조직개편도
주요고객 정년 맞은 고령층도 염두해야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충북지역에 진출한 금융기관들도 인터넷은행의 돌풍에 발맞춰 점포수를 대폭 줄이고 비대면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충북지역 금융기관 점포수는 844개(예금은행 145개·비은행금융기관 699개)로 전년도(863개)에 비해 19개(예금은행 6개·비은행금융기관 13개)가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전년말(3만1087개)에 비해 점포수가 491개 줄어든 3만596개로 파악됐다. 전국대비 충북의 점포수 비중은 2.76%로 전년말(2.78%)에 비해 0.02%p 감소했다.

우리(-3)·신한(-2)·국민(-1) 등 시중은행 6곳, 신탁회사(-7)·자산운용회사(-6) 등 비은행금융기관 13곳 등 모두 19곳이 문을 닫았다.

이처럼 기존 금융기관들이 갈수록 몸집을 줄이는 데는 소모성 경비로 치부되는 비생산적인 점포수를 줄이는 대신 비대면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3일 공식 서비스에 들어간 국내 첫 인터넷은행 케이(K)뱅크와 서비스 준비중인 카카오뱅크의 돌풍도 한몫 했다.

K뱅크는 하루 평균 3만 여건의 신규계좌 개설이 이뤄지면서 서비스 사흘만인 지난 5일 8만4000여명의 신규고객 가입과 연 최고 2%의 이율을 제공하는 ‘코드K 정기예금 상품의’의 경우 1회차 판매 200억원을 조기에 달성하며 완판 됐다.

K뱅크는 은행권 가운데 가장 낮은 한 자릿수 금리의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면 대출건수 역시 하루 평균 2000건 이상 진행됐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첫발을 내디딘 K뱅크를 비롯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를 선언한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대비 최대 90% 저렴한 해외송금 서비스 수수료 등을 구체화하진 못했지만 ‘편의성’과 ‘가격적 측면’에 있어 방점을 찍겠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된 은행 서비스가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살아남기 위한 기존은행들의 몸부림 또한 시작됐다.

지난 24일 우리은행은 스마트금융그룹을 디지털금융그룹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디지털전략부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을 뱅킹과 접목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디지털뱅킹 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을 준비중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빅데이터 관련사업은 개인그룹에서 디지털금융은 영업기획그룹에서, 디지털 전략은 경영기획그룹에서 나눠맡고 있는 것을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33곳의 점포를 32곳으로 80%나 축소한 씨티은행은 비대면 전문센터를 도입했다.

농협금융지주도 디지털뱅킹 확산에 매진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지난달 디지털뱅킹 현장전문가를 선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미래금융부 산하 KB이노베이션 허브를 중심으로 핀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미래채널그룹에 스마트마케팅부와 스마트채널지원 부서를 만들었다.

KEB하나은행도 비대면 채널과 디지털 마케팅,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뱅킹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존 은행들의 수익성 다각화를 위한 노력은 당분간 계속돼 새로운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디지털뱅킹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우선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하기 위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또 스마트폰과 인터넷이란 물리적 환경을 필요로 한 디지털뱅킹이 고령 인구를 배제하고 있지만 노년층은 시중은행이 주목해야 할 주요 고객층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청주의 한 은행 부점장은 “디지털뱅킹이란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해 조직개편은 불가피했겠지만 K뱅크가 보여준 비대면 채널의 가능성을 선점하기 위해선 시중은행의 조직도 과거보다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