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맞아 초등학교에서는 봄 운동회가 한창이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나쁨 단계를 보인 1일 청주시 상당구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운동회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한편 청주시 서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인 강당에서 운동회를 하고 있다(오른쪽). <사진·최지현>

(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인데도 충북도내 일부 학교에서는 운동회를 강행해 학생 보호는 뒷전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날 충북도내 51개 초등학교가 운동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급격히 악화된 미세먼지 농도로 일정을 취소하거나 강당에서 대체했다. 그러나 교원대부설초를 비롯해 율량초, 가경초, 강서초, 경산초, 모충초 등 청주지역 초교 58.6%가 야외 운동회를 강행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충북의 최고 미세먼지 농도(PM10)는 147㎍/㎥,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90㎍/㎥를 보여 ‘나쁨’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일부 학교는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기도 했다.

학부모 A씨는 “성인들도 마스크를 쓰고 다닐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한데 초등학교 운동회를 야외에서 강행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오늘같이 마스크를 쓰고 운동회를 할 바에는 차라리 가을로 연기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주는게 낫지 않냐”고 비난했다.

학교측은 ‘운동회에 참석하는 학부모들의 관람과 학년이 많아 따로할 수 없어 계획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 체육관에서 운동회를 진행하는 학교도 있었다. 청주 남성초 등 청주시내 일부학교는 이날 아침 학부모들에게 ‘미세먼지로 인해 운동장에서 하기로 한 운동회를 실내 강당에서 진행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날 학년별 계주와 같은 일부 단체경기는 축소되거나 취소됐고, 대신 강당과 교실에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변경됐다. 남성초 관계자는 “운동회는 매년 야외에서 했왔지만 올해는 아침 미세먼지가 심해 급히 강당으로 변경했다”며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교 운동회는 학교장의 판단 영역으로 학교장 결정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미세먼지에 따른 조기 사망자가 700만명으로 웃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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