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흑자액 20억 달러 감소… 상위10개국중 감소폭1위

올해 1분기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한국의 대미무역흑자는 25%나 감소해 대미 무역흑자대국 상위 10곳 중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무역전쟁의 타깃으로 삼겠다고 공언하면서 무역전쟁을 우려해 대미 수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7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미국의 상품무역수지 적자는 1772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1652억 달러)에 비해 7.3%(120억 달러) 늘어났다.

이 기간 수출은 3728억9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475억6000만 달러)보다 7.3%(253억3000만 달러) 늘어났지만, 수입도 5501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5127억8000만 달러)보다 7.3%(373억 달러)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2월 무역적자액은 499억5000만 달러로 작년 2월(543억4000만 달러)보다 8.1%(43억9000만 달러)나 축소돼 그동안의 엄포가 반짝 효과를 내는 듯했다. 하지만, 3월 적자액은 592억2000만 달러로 작년 3월(532억8000만 달러)보다 11.1%나 늘며 미국의 적자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 주요무역상대국을 겨냥해 철강과 알루미늄 등의 수입제한과 징벌적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조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배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은 지난달 30일 한미 FTA를 비롯해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180일 내 각 무역협정이 무역적자를 심화시키는지 조사한 뒤, 이에 관한 해결책을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를 재협상(renegotiate)하거나 종료(terminate)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NAFTA에 대한 재협상에도 조만간 공식 착수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함께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국가안보에 타격을 주는지 특별조사에 들어간 바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안보에 타격을 준다는 결론이 나면 긴급수입제한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에는 국가·상품별 무역적자를 초래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교역상대국별로 보면 1분기 주요 교역국 중 한국과 독일, 인도, 이탈리아, 베트남 등은 대미 무역흑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지만, 중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의 1분기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4.6%(19억9700만 달러) 줄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113억 달러로 전년 동기(97억6000만 달러)보다 15.8%(15억4000만 달러) 늘고, 미국으로의 수출은 174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78억9000만 달러)보다 2.5%(4억5000만 달러) 감소한 덕이다.

이어 독일의 대미 무역흑자는 같은 기간에 5.7%(8억8000만 달러), 인도는 11.8%(7억6000만 달러), 이탈리아는 7.0%(4억6000만 달러), 베트남은 0.8%(7000만 달러) 각각 축소됐다.

반면에 중국과 일본, 멕시코, 아일랜드, 캐나다 등은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늘었다.

중국은 1.2%(9억300만 달러), 일본은 2.7%(4억5000만 달러), 아일랜드는 44.1%(32억8000만 달러)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으로 묶인 멕시코는 13.9%(20억4000만 달러), 캐나다는 91.3%(33억 달러)씩 대미무역흑자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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