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동 청주시 상당구청 건축과 팀장

5월은 계절의 여왕이자 태양이 뜨거운 여름으로 가는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이 있는 달이다.

또한 가정의 달로 다양한 행사가 있는데 1일 근로자의 날,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날, 21일 부부의날 등이 있다.

일에 파묻혀 살아온 가장들에게 정성껏 챙길 행사로 분주하게 보내야지만 다른 행사는 잠시 보류해도 어버이날은 빠트릴 수 없는 날이다.

며칠 전에 평소 잘 알던 형님께서 소주한잔하자고 해서 약속장소로 갔다. 처음은 대선이야기를 나누다가 술이 한 순배 돌고 “여보게 동생 내말 잘 들어보게” 라는 말씀이 심각해보였다.

무슨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술자리 분위기가 쳐졌지만 내심 궁금해서 형님의 이야기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50대 초반까지 가족들을 위해 자신도 돌볼 수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일만하였단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해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필요이외에는 매우 인색하게 살았단다. 가족들 일도 등한시 했고 부모님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였단다.

어머님은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평생 이스라엘 성지여행을 희망하셨는데, 어느 날 적금이 만기되어 소원이신 이스라엘여행을 보내드린다는 아들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머님은 눈물을 흘리며 이제 갈수 없다고 거절하였단다.

이유는 칠십대 후반에 자유롭게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다리가 아파 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환경이었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이제 여행비를 마련했건만 어머님 건강이 허락하지 않았다. 너무 안타까워 적금을 어머니께 하고 싶은 대로 쓰시라고 고스란히 드렸지만 어머님은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형편이 어려운 누님께 주셨단다.

형님은 중간 중간 소주 한잔씩 기울이며 길고 긴 사연을 들려주었다.

그러면서 “세상일은 때가 있는 법이야. 부모님께 할 수 있는 효도도 때가 있어. 그러니 핑계대지 말고 형편에 맞춰 자주 부모님을 찾아뵙고 효도하게.” 하시며 한숨을 쉬셨다.

어머님은 백수를 눈앞에 두셨지만 건강악화로 요양원에 입소하셨다는 이야기와 한국의 심각한 사회문제는 부모님 노령화로 뇌출혈, 중풍, 치매 등을 케어할 수 없고, 맞벌이여야 살 수 있는 사회구조에 부모님 병환으로 자칫 자식들은 가정이 붕괴될 수 있지만 다행히 어머님은 시설보호대상자로 판정받아 어머님은 요양원에 입소해 케어 받고 자식은 가정을 지킬 수 있어 큰 고민이 해결됐다며, 노인장기요양보호제도는 한국사회를 바꾼 우수한 사회보험이라고 하셨다.

나는 형님 이야기를 듣고 이번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찾아뵙고 약소하지만 한 끼 식사자리를 만들어 자식의 도리를 다하자! 라고 맹세하였다.

필자가 되새기는 고사(故事)는 공자님 구오자편(丘吾子篇)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는 적합한 때에 자식의 도리를 다하라고 격려하는 것이다.

가정의 달 5월에 시기와 때를 잘 가려서 사람의 도리를 다하기를 다짐한다.

때를 놓치지 말자. 머지않아 후회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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