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하락에 소유자 매매보다 전세전환
집 없는 서민들 수요늘자 전셋값 올려 부담
수도권 집값 상승에 따른 수요 증가와 대조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충청권 아파트값 하락으로 인한 실거래 감소가 전셋값을 견인하면서 집 없는 서민들의 살림을 더욱 팍팍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감정원의 부동산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월말 기준 충남지역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142.3)대비 0.8p 감소한 141.5, 충북은 보합세를 유지해 160.7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충남과 충북의 아파트값 실거래가 상승률은 각각 2.71%와 3.19%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실거래 지수가 102.4에서 102.6으로 소폭 상승하면서 매매 거래 진작에 대한 기대심리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반면 전세 거래지수는 지난 1월 103.5에서 4월 103.7로 늘어나면서 전셋값도 같은 기간 0.03%에서 0.07%로 동반상승했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 지수는 100.1에서 100으로, 월셋값 상승률은 -0.02%에서 -0.03%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제값을 받기 위해 아파트 소유주들이 매매보다 전세로 전환하면서 전셋값이 오히려 뛰는 현상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아파트 소유주들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아파트값에 손해보고 팔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 시세에 대한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전·월세 매물이 더 많아졌고, 세입자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로 몰리면서 전셋값은 상승하는 대신 월세는 하락하는 ‘가격 등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청주지역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년 전까지 집값이 높은 수도권에서 내집 마련이 어려운 서민들이 전셋집으로 몰리면서 빚어졌던 전셋값 상승세가 최근 충청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상황이 조금 다르다면 수도권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원인이었지만 충청권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매물 가격 하락에 실소유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부수적으로 수요가 발생하는 전셋값이 상승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종의 ‘불황형 전셋값 상승’이 금융권 대출규제 강화로 내집 마련에 어려움이 큰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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