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지난 1일은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내 복합쇼핑몰 입점을 추진하려는 ㈜중원산업과 시장상권에 피해를 본다며 이를 저지하려는 청주 내덕자연시장 상인회간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는 날이었다. 이날 청주시는 대기업 유통업체 배제, 임대업체의 현지법인화, 지역협력계획 이행 등을 조건으로 중원산업의 복합쇼핑몰 등록 신청을 최종 승인했다.

중원산업은 인근 내덕자연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시장 상인들의 판매 품목과 동일한 업종은 유치하지 않기로 했고 주변 상권을 고려해 식·음료 판매장 유치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어 내덕자연시장 시설개선 사업 때 발생하는 상인들의 부담 분을 향후 10년간 지원하고 상인들의 체육대회와 바자회, 봉사활동 등을 10년간 정기적으로 후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주변 상권의 패션매장 점주들과 호텔 우선 입점을 협의하기로 했고 내덕자연시장과의 공동마케팅 활동을 추진하거나 호텔 내 점포 개설, 직원 신규채용 시 상인회를 우대할 방침을 세우면서 상생의 길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동안 복합쇼핑몰 입점 반대를 외치며 중원산업 측에 보상금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켰던 당시 상인회장에 대한 비난여론은 아직도 식지 않고 있다. 전임 상인회장을 밀어내고 시장상인들을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지만 정작 복합쇼핑몰에 들어올 품목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무조건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면서 명분과 설득력을 잃었다. 더욱이 건물주인 자신의 욕심을 위해 차등적 개별 보상금을 두 차례나 요구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상인회장이 아닌 개인적인 입장을 제시한 것 뿐”이라며 뻔뻔하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고 까지 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도덕과 양심이 있어야 하고 잘못한 일에 대해선 깊이 뉘우치고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개인이 아닌 단체나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현재 내덕자연시장은 기준 점포수인 50개에 훨씬 못 미치는 38개 점포가 있으며 도·소매업 등 필수입점 점포도 절반에 미치지 못해 근본적으로 전통시장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7억6000만원의 혈세를 들인 고객지원센터의 문도 굳게 닫혀 있는 상태다.

내덕자연시장이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상인들 간의 화합이 우선시 돼야 한다.

비온 뒤에 땅이 굳듯 하루 빨리 앙금을 털어내고 경쟁력 있는 명품 시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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