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인성교육칼럼니스트)

▲ 반영섭(인성교육칼럼니스트)

  어제는 제65회 스승의 날이었다. 그러나 스승 날만 돌아오면 전국 학교의 70%가 휴교를 하고 선생님들은 씁쓸해 한다.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에 깃든 아름다운 의미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 한 송이 카네이션조차 기쁘게 주고받을 수 없는 게 요즘 현실이다. 왜 이런 사회풍조가 생긴 것일까? 선생님들의 교권이 신성해야 할 교단에서 폭언, 수업 방해, 폭행, 성희롱까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받는 교권침해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교권침해 사례가 2만3천여 건에 달한다는 한국교총의 통계는 바닥으로 떨어진 교사의 권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권 침해 사례는 총 2만3천574건. 연평균 4천7백건 넘었다. 유형별로는 교사에 대한 폭언·욕설이 1만4천775건(62.7%)로 가장 많았고, 수업방해, 폭행, 성희롱 순이다.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사례는 10년 전에 비해 220%가량 급증했다고 한다. 선생님에게 욕설을 서슴지 않는 학생 언어문화, 정치색이 가미된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막나가는 교단에서 위축된 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그러한 학교에는 선생님이 존재하며, 학생들은 선생님으로부터 바람직한 생활 태도와 올바른 인성을 형성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가정에서 부모의 권위가 떨어지면 가정이 무너지듯 학교에서도 선생님의 권위가 떨어지면 학교가 무너지게 된다. 또한 학교가 무너지면 사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교권 실추의 원인을 보면 갈팡질팡하는 교육정책과 학생과 학부모의 태도 변화와 교직 윤리 및 전문성 결여와 교육행정가들의 관심 결여를 들 수 있다. 학부모의 태도도 예전에는 자신의 자식을 키워주고 길러주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인성과 지식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스승으로 생각하였으나, 지금은 자신의 자식의 출세를 위한 지식전달자로 여기는 경향이 짙어졌다. 우리나라의 큰 병폐라 할 수 있는 정권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일관되지 못한 교육정책도 문제이다. 교권을 확립한다는 것은 단지 선생님을 위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교권 확립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학생. 학교. 사회와 더 나아가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교권이 실추되면 학교가 무너지고, 더불어 사회까지 무너지는 무서운 도미노 현상을 막으려면 선생님의 권위를 다시 세워야 한다. 선생님의 권위를 바로 세운다는 것은 교육과 사회 발전까지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생님이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학생 학부모, 사회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교권의 끝없는 나락으로의 추락은 어느 누구의 일방에 책임 지워질 성격의 문제로 인식되어져서는 안 된다.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계와 교육환경체인 가정, 사회,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운명체적 과제임을 절감하고 하루속히 교권을 확립시켜야 한다.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할 교사와 학생·학부모 관계를 법으로써 제재하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무너진 교육일선현장을 보면 어쩔 수 없다. 현행법은 선생님들을 보호할 만한 장치가 거의 없어 조속한 교권보장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피해 선생님을 지원하고, 복귀 후에도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각 학교와 교육청은 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 교권침해 사례에 적극 대응하여야 한다. 교단이 불신을 받고, 교육 붕괴를 운운하는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군사부일체니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느니 하는 말들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옛말에 '훈장의 똥은 개도 먹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선생님의 길은 어렵고 외롭고 의로운 것이다. 사람을 가르치는 일이 그만큼 어려운 일인 것이다. 선생님들은 이럴 때 일수록 진정한 사도(師道)를 되 새겨보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투철한 교육자적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미래의 꿈나무들을 양성하는 데 전념하는 일이다. 사도헌장의 한 구절을 가슴속 깊이 새겨 본다. ‘우리는 국민교육의 수임자로서 존경받는 스승이요, 신뢰받는 선도자임을 자각한다. 이에 긍지와 사명을 새로이 명심하고 스승의 길을 밝힌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입으로만 떠드는 정치인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선생님의 올바른 가르침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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