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효성병원 8년째 매주 수요일 점심봉사

17일 낮 청주 효성병원이 무료급식봉사를 실시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날 효성병원을 찾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식탁을 가득 메우고 삼계탕을 맛있게 먹고 있다. 병원 임직원과 봉사자들이 배식을 돕고 있다.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주름살이 깊게 패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17일 낮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효성병원 건강검진센터 앞 광장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바로 효성병원 임직원들이 준비한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서다. 550인분에 달하는 음식의 배식준비가 끝난 오전 11시. 이미 끝이 안보일 만큼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배식이 시작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식탁을 가득 메웠다. 자리가 없어 줄을 선채 기다리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자리에 앉은 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다리를 맛있게 베어 문다.

효성병원이 무료 급식을 시작한 것은 2009년 4월. 벌써 8년째 매주 수요일이면 온정이 가득담긴 따뜻한 한끼를 나누고 있다. 급식봉사를 하는 날이 되면 병원의 조리사·영양사와 각 부서 직원들에, 주민자치위원들까지 합세해 모두 25명 정도가 성심성의껏 배식을 돕는다.

점심봉사의 총책임은 김진혜 이 병원 사회사업실장이 맡고 있다.

김 실장은 “평소 지역사회를 위한 일에 관심이 많았던 오창진 효성병원 이사장의 뜻으로 점심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찾아와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고 말했다.

이곳을 주로 찾는 사람들은 금천동과 병원과 인접해 있는 모충동 지역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봉사를 시작한지 8년. ‘단골’도 생겼다고 한다.

이날 센터를 찾은 한 할아버지는 “매번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8년째 봉사를 하다보니 이곳을 자주 찾아 얼굴을 익힌 사람들도 있다”며 “자주 오던 분들이 안보이면 불안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역의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한 무료 점심 대접은 그동안 금천동 주민센터에서 하다 지난해 12월 효성병원 건강검진센터로 옮겨오게 됐다. 이곳을 찾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수백명에 달하지만 봉사원들은 20여명에 불과해 하기 때문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그래도 봉사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어려운 이들에게 맛있고, 따뜻한 한끼 식사를 대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오정진 봉사자는 “이렇게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며 “또 매번 소외된 사람들을 보듬어주는 효성병원에 지역의 한 사람으로써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효성병원의 미션인 ‘지역 친화적 병원’에 맞게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심하다 식사라도 한끼 대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 봉사하며 다른 방향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해 지역과 함께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박장미>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