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경제성 미달 타당성조사 결과…사실상 무산
세종 ‘예타 기재부 진행 원칙’…행정수도 완성론 기대

(동양일보 지영수·정래수 기자) 속보= KTX세종역 신설 문제를 놓고 충북과 세종 두 지역이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22일자 2면

충북은 ‘세종역 신설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경제성이 낮게 나오면서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세종은 문재인 정부의 행정수도 개헌안과 맞물려 설치 논의가 더욱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세종시는 22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사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이 낮다’는 결과가 나온 KTX세종역 신설안에 대해 “무산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재근 세종시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철도공단에서 공식적으로 연락받은 내용은 아직 없다”며 “예비타당성조사는 기획재정부에서 진행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를 놓고 ‘무산’이나 ‘백지화’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것이다.

세종시는 철도공단의 타당성 용역 조사 기간이 대통령 선거 이전이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선 이후 행정수도 완성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에서 KTX 세종역 설치 당위성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세종시 내 국회 분원 설치 문제가 조만간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또 다시 세종역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분원이 설치될 경우 분원과 본원을 오고가는 국회 업무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KTX역이 필요하다고 주장, 국회 분원 설치를 전제로 다시 용역이 발주되면 비용대비 편익이 높게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변인은 “대선 이전에 예타가 끝나 행정수도와 관련된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경제성도 확보해야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은 정책적 판단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는 내년 지방선거 때 행정수도 개편안과 맞물려 세종역 설치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변인은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큰 목표 실현을 취해 충청권 공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KTX세종역 설치에 대해서도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향후 정치논리에 의해 재추진될 가능성을 아예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윤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충남, 충북, 세종 간 첨예한 대립을 불러온 KTX세종역 신설 문제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며 “이는 세종역이 신설되더라도 운영 과정에서 손실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윤 의장은 정치적인 셈법으로 현재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그는 “경제성이 낮더라도 기재부에서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고려한 AHP(종합정책분석)에서 0.5를 넘기면 추진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세종역을 추진하고 있는 이해찬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브레인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정치권의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세종역 신설 문제에 대해 입장 표명을 유보한 안 지사를 향해 “당시에는 대선을 앞둔 만큼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 대선이 끝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의원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에 B/C가 0.59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세종역은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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